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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동재 Dec 06. 2022

113.생각: 손흥민의 눈물

진인사대천명

 두 번의 기적은 없었다. 새벽 4시에 열린 2022년 카타르 월드컵 16강, 브라질을 상대로 경기가 열렸다. 짧은 휴식 탓에 선수들의 체력이 제대로 회복되지 못했는지 기동력이 조별 리그전 보다 둔해 보였다. FIFA 랭킹 1위 브라질 팀과 실력 차이는 예상대로 상당했다. 전반에만 4골을 먹었다. 이미 승부는 결정 나 있었다. 그럼에도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했다. 참으로 아름답고 멋진 모습이었다. 후반전 백승호 선수의 중거리 슛으로 1점을 만회했다. 간신히 0패는 모면하면서 조금은 체면을 차릴 수 있었다. 새벽에 잠을 깨서 TV를 통해 응원한 보람을 느꼈다.


경기가 종료된 후, 축구 대표팀 주장, 손흥민 선수의 인터뷰가 있었다. 열심히 했지만 경기 결과가 나오지 않아 응원해 주신 국민들께 죄송하다며 눈물을 보였다. 손흥민 선수의 지나친 애국심에 마음이 짠했다.


그는 한국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축구선수다. 개인기와 스피드 그리고 골 결정력을 갖춘 역대 최고의 축구선수라 생각한다. 월드컵 시작 전 얼굴 함몰 부상을 입었다. 부상이 아직 완치되지 않았음에도 조국의 부름에 그는 월드컵에 참여했다. 부은 얼굴에 보호 가면을 쓰고서, 동료 선수들을 격려했고 부지런히 경기장을 누볐다. 그래서일까 부상전 손흥민의 경기력은 아쉽게도 볼 수 없었지만, 그는 최선을 다했다. 그래서 월드컵 경기 결과와 무관하게 손흥민 선수는 '비난'이 아니라 '칭찬'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16강 탈락에 대한 손흥민 선수의 눈물과 대국민 사과는 내가 보기에 조금은 불필요하고 어색해 보였다. 물론 좋은 결과가 있었다면 금상첨화였겠지만, 손흥민 선수와 나머지 국가대표선수들은 월드컵 내내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한 최고의 경기를 국민들께 보여주었기에, 눈물 대신 웃음으로 사과 대신 자랑을 했었으면 어때 쓸까?


진인사대천명이라는 말이 있다(El hombre propone, Dios dispone). 큰일을 앞두고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다한 후에 하늘에 결과를 맡기고 기다린다는 뜻이다. 이번 월드컵에서 우리 축구대표팀은 최선을 다해 열심히 경기했으나, 원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실망하거나 미안해할 필요는 없다. 대표팀은 최선을 다했고 최고의 경기를 국민들께 선사했다. 월드컵은 4년 후 또다시 열린다. 


열심히 뛴 우리 축구대표팀에게 진심으로 응원과 감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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