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어제 아쉬움,내일 설렘(성장통 III)

초심을 잃으면 중심을 잃고, 중심을 잃으면 고심하게 된다.

by 유동재

어제의 아쉬움과 내일의 설렘이 서로 교차하는 날이, 오늘이다. 삶은 끊임없는 시작의 반복이다. 오늘이 어제가 되고, 내일이 오늘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거창했던 신년 계획이 느슨해진다. 마음을 다잡아야겠다.


처음 먹은 마음, '초발심' 줄여서 초심이라한다. 끝이 좋으면 다 좋다는 것을 강조한 '유종의 미'라는 말도 있지만, 인간사에서 시작은 언제나 설레고 신나는 출발임에 분명하다. 4년마다 돌아오는 올림픽과 월드컵의 꽃은 개회식이다. 직장에서 한 해는 시무식과 시작한다. 졸업식의 홀가분함보다 새 학교에 들어가는 입학식이 더욱 설렌다. 청춘남녀가 혼인하는 결혼식에서 신부의 입장은 여자의 삶에서 여성의 삶으로의 출발을 의미한다. 모두가 초심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굳게 결심한 초심은 시나브로처럼 희미해진다. 초심을 잊으면, 중심을 잃게 되고, 중심이 무너지면 고심하게 된다.


임인년 새해를 맞이하여, 각자의 목표를 세우고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다짐한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이 있다. 마치 노력만 하면 모두가 성공할 것처럼 주위에서 야난이다. 주위를 보면,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거리의 환경미화원, 남대문 인력시장의 구직자들 그리고 가락동 농산물 시장과 노량진 수산물시장의 경매자와 도매업자들, 모두가 새벽을 여는 사람들이다. 새벽잠을 설치면서 그토록 열심히 산다 해도 반드시 성공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그토록 열심히 사는 이유는 노력해야만 그나마 현재의 삶이라도 유지되기 때문이다. 성공은 우리의 목표가 아니다. 성공은 생존을 위한 과정이고 도구일 뿐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다. 열심히 사는 것이 스스로를 돕는 것이다. 바둑기사는 명인이 되기 위해서 바둑을 두지 않는다. 그저 한 수 한수 둬 이것이 쌓이면 명인이 되는 것이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성공하기 위해서 아등바등 주위를 등한시하면서 매진하기보다는 그저 우리 앞에 놓인 일을 묵묵해 수행함으로써 마지막에 성공에 도달하는 것이다. 초심의 중요성을 다지기에 신영복씨의 '처음처럼'을 다시 읽어본다.


- 신영복 에세이 <<처음처럼>>


매일매일 새로운 날처럼

처음처럼 하늘을 만나는 어린 새처럼

처음처럼 땅을 밟는 새싹처럼

살아간다는 것은 수많은 처음이 만들어가는 끊임없는 시작이다.

아침처럼, 새봄처럼, 처음처럼 언제나 새날을 시작하고 있다.

인생은 수많은 처음을 만들어가는 끊임없는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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