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frutar el curso/ 여정없는 여행은 행군이다.
1977년 고상돈 씨가 에베레스트 정상을 정복했다. 세계 여덟 번째의 쾌거였다. "여기는 정상,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누구나 정상을 꿈꾸며 성공을 원한다. 에베레스트 정복이 아무에게나 허락되지 않듯이, 노력한다고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꿈이 실현한다는 것은 어쩌면 꿈같은 일이다.
최근 서점가에서 '부자되기'와 '행복하기' 관련 책들이 많이 팔린다고 한다. 돈 벌어 행복하게 살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이다. 나도 그렇다. 그러나 돈 벌어 행복하다면 그것으로 끝나는 건가? 그 다음은 아무것도 없는가? 아직 부자도 아니고 그래서 행복하지도 않아서 거기까지 생각할 여력이 없다고 변명할 지 모른다.
"그래 먼저 부자가 돼야지!" 라는 강박감을 가질 것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과정도 생략한 채, 오로지 부자 되기를 갈구할 것이다. 하루라도 빨리 부자가 되지 못해 안달 날 것이다. 마음이 급하다. 조급하기에 부자되기 위한 노력의 속도는 더욱더 빨라진다. 주위를 살피지 못한다. 젊음도, 친구도, 애인도 그리고 가족들도 뒤전이다.
오로지 목표 향한 삶을 산다. 어떠한 희생도 감수한다. 삶의 퀄리티는 떨어지고, 과정은 오직 버텨야 하는 고통의 시간일 뿐이다. 만성피로와 스트레스는 폭식과 폭음이어진다. 악순환 연속이다.
팬데믹이 끝나면, 우선 찜질방에 가고 싶다. 온탕과 냉탕에 번갈아 가며, 찌푸듯한 몸의 긴장을 풀고 싶다. 건식과 습식 사우나 한약재의 향을 맡으며, 땀 빼는 즐거움을 만끽하고 싶다. 그런데 만약, 누군가에 이끌려 억지로 사우나에 끌려 왔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후끈한 사우나 열기는 사막의 열풍처럼 고통스러울 것이다. 숨이 턱턱 막혀, 한시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을 것이다. 하는 것은 오직 사우나 모래시계만 쳐다보며, 모래알이 한시 빨리 떨어지기만을 바랄 뿐일 것이다. 과정을 즐기지 못하면 겪는 흔한 일이다.
1990년 8월에 나의 군 복무는 30개월이 시작됐다. 가기 싫은 군대였기에, 그곳 생활은 지옥 같았다. 하루가 일 년처럼 길게 느껴졌다. 마치 세월이 멈춘 듯 했다. 탈영하지 않고, 무사히 군 생활을 마치는 것이 나의 목표였다. 군 생활 30개월은 내 생에서 지운다고 곱씹으며, 이 악물고 버텼다. 기다림은 정말 지루하고 고통스러웠다. 그럼에도 30개월 긴 세월을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거꾸로 메달아도 국방부 시계는 간다.'는 군대내 속설때문이엇다. 기다림의 총량은 어차피 30개월이기에, 지금 이 순간에도 군 복무기간은 조금씩 줄고 있다고 스스로 자위하며, 끝끝내 버텨 군생활을 마쳤다. 과정을 즐기지 못한 탓이었다.
시간은 불가역적이다. 그래서 더욱 소중하다. 중요한 시간과 그렇지 않은 시간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시간은 언제나 동일한 가치를 지닌다. 기다리는 과정도, 도달하려는 목표도 모두 소중한 내 삶의 일부다.
여행은 계획시점부터 시작한다. 목적지에 도착하면서 시작되는것이 아니다. 부자되기나 행복하기도 마찬가지다. 결심하면서 과정은 시작되는 것이다. 과정이 즐거워야 결과에 만족한다. 과정이 힘들고 고통스러우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해도 상처뿐인 승리가 될 것이다. 결코 행복하지 못할 것이다. 과정을 무시한 채 오로지 결과만 쫓는 목표 지향주의적 삶은 언제나 채울수록 더욱더 공허하다.
여정이 없는 여행은 행군이다. 여행을 떠난다는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꽁딱꽁딱 뛰면서 셀레야 한다. "여기는 정상,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다"고 외칠 목표는 인생의 마침표로 남겨두고, 도달하기 전까지 여정을 즐기는 인생여행을 떠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