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부자
왜 사는지 이유를 아는 자는 없다. 단지 각자가 삶의 의미를 부여할 뿐이다. 누구는 행복을, 누구는 재미를, 누구는 사랑을, 누구는 돈을 위해서 산다고 한다. 질문은 있지만, 정답은 없기에 모두가 맞을 수도, 모두가 틀릴 수도 있다. 산악인에게 왜 산을 오르는지 묻는다면, 그저 산이 있기에 오른다는 말로 답한다. 그렇다. 삶도 마찬가지다. 왜 태어났는지 아무도 모르고, 왜 살아가는지 누구도 모른다. 그저 삶이 주어졌기에, 오늘을 살아갈 뿐이다.
자본주의 시대에서 돈은 최고의 가치로 자리매김했다. 돈은 인간이 만들어 냈지만, 인간은 주인 위치를 잃고 돈의 노예로 전락해 버렸다. 맹목적으로 돈 바라기에 돈은 이제 종교의 지위까지 올랐다. 남녀노소, 모두 돈 벌기에 혈안이다. 남의 지갑을 열어 제 주머니를 채우려 밤낮으로 고민하고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이들이 우리 주변에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세계 최고의 한국 교육열도 실상 제목적은 돈이다. 열심히 공부해 좋은 대학 가려는 이유도, 대기업과 공무원에 취업하려는 목적도, 의원배지랄 달고 여의도에 가려는 의도도, 결국 모두가 돈이다. 또한 기독교와 불교 자의 신앙도 하느님과 부처님을 팔아 돈벌이를 위함이다. 명실상부 지금은 "돈본주의 시대"이다.
쓰기는 쉬워도, 벌기는 어려운 것이 돈이다. 그래서 모두가 부자를 꿈꾸는지도 모른다. 부자되는 것이 힘들고 어렵기에, 부자는 대접받고 빈자는 박대를 받는다. 흔하면 가치를 모르고 귀하면 소중히 여기는 것이 세상 이치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도대체 얼마를 가져야 부자인지 정확한 수치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과유불급의 부가 좋지 않을까? 마치 비만을 피하고,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이라면 적당한 운동과 식사량이 중요한 것과 마찬갸지다. 특히 여기서 "적당히 먹는다"는 것은 하루 세끼, 배부름도, 배고픔도 피하며, 제철 음식으로 건강을 지키는 것이 아닐까 한다. 돈벌이도 마찬가지다. 모자라지도 과하지도 않은 임계치, 그것이 적당한 부일 것이다. 그럼에도, 욕심에 눈이 어두워 적당함을 모르고, 끝없이 가지려는 수많은 욕심쟁이들은 돈벌이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과정은 보지 않고 결과만 보기에, 과정 속의 불공정과 비리 그리고 부정은 개념치 않는다. "끝이 좋으면 다 좋다"라는 결과지상주의가 만연하다. 그래서일까, 입시 비리, 병역 비리, 취업 비리, 의료 비리, 산재 비리, 토건비리, 탈세와 청탁들이 사회 곳곳에서 어지럽게 춤을 춘다. 원칙과 소신 없이 특권과 반칙으로 일궈 낸 발각되지 않은 성과를 누리는 이들이 넘쳐나기에 가능한 일이다. 망치가 가벼우면 못이 솟는 법이라 한다. 사전 감시와 사후 처벌이 병행되지 않는 현실에서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라는 식으로 수단이나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어찌 되었든 목적만 이루면 된다는 결과중심주의적 사고방식을 이제는 버려야 한다.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시키지 못한다. 아무리 좋은 의도라도, 그 과정이 불공정하다면 제성과는 퇴색되기 마련이다. 박정희와 전두환의 쿠데타가 그 좋은 사례다. 그들은 구국의 일념으로 군사정변을 일으켜 국가를 안정시키고 나라를 발전시켰지만, 오늘날 헌법질서 파괴자들이라는 오명을 받을 뿐이다. 과정이 아름다워야 결과가 제빛을 내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