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안철수의 가벼움
인터넷 인물정보란에 안철수는 의사, 프로그래머, 벤처기업가, 교수, 그리고 정치인으로 기재되어 있다. 이 직업들은 누구나 갖고 싶지만, 대단히 갖기 어려운 직업들이다. 그러나, 안철수는 이를 다 해낸 참으로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다.
2011년, 비싼 대학 등록금과 청년 실업으로 고통받던 청년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준다는 취지로 시작한 청춘콘서트를 계기로 안철수는 "자의반타의반" 정치에 입문하게 됐다. 신선한 바람이었다.
안철수는 착하고 선한 이미지를 갖는다. 공부 잘했던 학교 모범생이 컴퓨터 바이러스를 개발해 성공한 사업가가 됐고, 마침내 학생들의 존경을 받던 교수도 되었다. 똑똑한 머리와 엄청난 부, 둘 다 가진 세상에 몇 안 되는 행운아임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었다.
과학기술과 자본주의 발달은 우리 사회를 점점 더 개인주의로 바꿔놓고 있다. 함께 울고 웃었던 공동체 중심의 "우리"에서 각자 기호와 취향에 따른 개인 중심의 "나"로 세상은 급격히 변해가고 있다. 그래서일까, 돈은 모든 가치의 척도이다. 무엇이 되고, 어떻게 살까 등 모든 고민은 돈보다 뒷전이다. 돈이 최고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며칠 전, 식사를 마치고 산책 중이었다. 여기저기 옹기종기 사람들이 모이고 흩어지기를 반복했다. 갑자기 한 무리의 고등학생들이 내 주변에 모여 이야기를 나눴다. 가깝다 보니 의도치 않게 그들의 대화가 들렸다. 한 명이 "안철수는 의사인데, 왜 정치를 하는지 모르겠어?" 친구들에게 물었다. 그러자, 다른 한 명이 "진짜? 의사면 돈 많이 버는데, 뭘 하러? 나 같으면 의사한다!"라고 답했다. 이를 듣고, 학생들의 말이 맞는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는 불편한 현실에 기분이 씁쓸했다.
한 TV 토론회, 유시민과 안철수가 출연했다. 정계를 은퇴하고, 작가와 논객으로 활동하던 유시민이 정치인 안철수에게 물었다. "왜 그렇게 힘드게 사세요?" 남부럽지 않은 부와 명예를 가진 안철수, 그가 왜 정치를 하는지를 물었던 것이다. 안철수는 대답했다. "혼자만 잘 사는 게 미안해, 정치를 한다"라고 했다. 얼핏 들으면, 멋진 말처럼 들릴 수 있으나, 딱 하나 빼고 다 가진 이가 그마저도 가지려 하는 안철수의 잘 포장된 욕심에 불과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기에, 사람이면 누구나 허기진 배 먼저 채우려 한다. 배 채울 만큼 부를 이루면, 이제 주변으로부터 자신이 거둔 성과에 대한 칭찬과 인정을 받으려 한다. 이것이 명예다. 부와 명예를 얻은 후, 마지막은 권력을 탐해 정치를 하고 싶어진다. 이것이 안철수 삶의 궤적이다.
2011년 안철수는 실체 없는 모호한 "새정치"를 내세우며, 대한민국 정치권에 등장했다. 그러나, 10년 지난 지금도 안철수의 새정치가 도대체 뭔지 아무도 모른다. 올 대선에도 안철수는 "새정치"대신 양당제 폐해를 지적하며 "다당제 구현"을 내세워 기호 4번을 달고 출마했다. 안철수의 별명 중에 "간철수"가 있다. 선거 철마다 등장해, "간만 보고 중도사퇴하며, 철수한다"라는 뜻이다. 윤석열과 단일화 결렬을 선언하고 중도사퇴 없이 끝까지 완주한다며 국민들의 지지를 호소했던 그였기에, 중앙선거관위 3차 토론회를 마친 후, 윤석열과 밀실에서 만나 단일화한 후, 3월 3일 국회에서 단일화 선언의 배신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이로써, 안철수의 새정치가 뭔지 분명해졌다. 안철수의 새정치는 다름 아닌 "욕심"이었다. 마치 99섬 가진 이가 1섬을 더해 100섬을 가지려는 욕심.
정치인에는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하는 정치가와 사기와 협잡을 일삼는 정치꾼이 있다. 원칙과 소신으로 희생과 봉사하려는 정치가와 변신과 배신으로 사리사욕 채우려는 정치꾼들을 정리하고 제거해야 국민의 삶이 나아간다.
대한민국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단기간에 이룩한 세계 유일의 국가다. 많은 희생 위에 꽃 핀 경제적 부와 정치적 민주주이기에, 이를 소중히 여겨 가꾸고 지켜야 책임이 우리 모두에게 있다. 대한민국은 우리나라다. 남의 나라가 아니다. 그러기에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투표 행사로 우리가 꼭 지켜야 한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 역설한 김대중 대통령의 말처럼, 정치인과 정치꾼들 구분해 반드시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