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신기하게도 질문을 받으면 자동 반사적으로 질문에 대답을 한다. 지금 당장 옆에 있는 사람에게 아무거나 한 가지 질문을 해 봐라. 그러면 사람의 뇌는 어떻게든 그 답을 찾기 위해 갑자기 회로가 돌아가기 시작한다. 이게 바로 질문의 힘이다.
하지만 이 질문의 힘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교육의 문제일 수도 있고 현재 상황에서 문제를 발견하지 못해서 일 수도 있다. 필자의 저서 <베트남 비즈니스 수업>에서 소개된 14명의 스타트업 대표들 모두 질문으로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17살에 모델로 활동을 시작한 헬리똥(Helly Tong)은 사진 촬영을 위해 유럽 등 선진국으로 해외 출장을 자주 다니면서 ‘베트남은 가난한데, 왜 이 나라는 이렇게 잘 사는 것인가?’라는 의문을 갖게 되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계속 찾기 위해 헬리는 해외 촬영을 가서 남는 시간이면, 쇼핑 대신 사람들을 만나고, 그 곳의 도서관을 다니면서 ‘교육’에서 답을 찾았다. 그 영향으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자로 활동도 하고, 더인컨셉(The Yen Concept) 이라는 공간도 만들었다. 더인컨셉은 그린 라이프를 지향하면서 그 안에서 사람들이 모여 책도 읽고 교육도 받을 수 있는 공간이다.
야마구치 슈의 <뉴타입의 시대>에서는 ‘구상력의 쇠퇴가 문제의 희소화를 초래한다’고 하였다. 20세기에 열심히 달려온 기성세대들은 과거의 수많은 문제들을 해결하였다. 그 결과 물질이 풍요해지면서 ‘세상은 이래야 하지 않을까?’ 또는 ‘인간은 이래야만 한다’는 이상을 그리는 구상력이 쇠퇴하게 되었다.
이런 시대에 사업가는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질문하며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변화시킬 수 있도록 영감을 주어야 한다. 문제란 ‘이상적인 상태와 현재의 상태가 일치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정의할 때, 이상적인 상태를 달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사업가의 미션이다. 그리고 그 모습을 구체적으로 가시화한 것이 바로 사업가가 지향하는 ‘미래의 모습’ 즉, 비전이다. 그래서 비즈니스를 할 때 첫 출발점이 바로 철학적 브랜딩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키스 캐머론 스미스의 <욘스마인드>에도 철학적 질문들이 나온다. 참고로, 욘스(YAWNs)는 젊은 부자지만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들(Young And Wealthy but Normal)을 일컫는다. 10가지 욘스마인드 중 가장 중요한 마인드가 ‘자신에게 힘을 주는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 9가지 철학적 질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아홉 가지 질문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눠진다. 그리고 이 순서를 따라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첫번째 파트는 존재(Being)에 관한 질문으로, ‘나는 어떤 존재가 되고 싶은가?’, ‘나는 왜 그 존재가 되고 싶은가?’, ‘나는 어떻게 하면 그 존재가 될 수 있는가?’ 이다. 두 번째 파트는 행위(Doing)에 관한 질문으로, ‘나는 그 존재로서 무엇을 하고 싶은가?’, ‘나는 왜 그것을 하고 싶은가?’, ‘나는 어떻게 하면 그것을 할 수 있는가?’이다. 세 번째 파트는 소유(Having)에 관한 질문으로 ‘나는 그 존재로 그 행위를 하기 위해 무엇을 가지고 싶은가?’, ‘나는 왜 그것을 가지고 싶은가?’, ‘나는 어떻게 그것을 가질 수 있는가?’이다.
먼저, 존재(Being)가 설정되어야 한다. 나는 이것을 철학적 브랜딩에서 ‘미션(Mission)’이라고 말한다. 두 번째가 행위(Doing)이다. 이것은 행동기준, 즉 철학적 브랜딩의 두 번째 요소인 ‘핵심가치(Core Value)’이다. 마지막의 소유(Having)는 미션을 위해 행동함으로써 결국 얻게 되는 미래가치, 즉 ‘비전(Vision)’ 이라고 말할 수 있다. 철학적 브랜딩의 3가지 요소인 미션, 핵심가치, 비전에 대해서는 3장의 ‘비자인의 구성요소’에서 자세히 다루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