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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뷰이노 Jan 17. 2024

계란은 사치가 아니다!

절대퇴사맨, 유키오 그리고 나


소금에 밥 먹자! 계란은 사치! 밈을 아시는가?


2010년대에 데뷔한 아이돌 팬 분이 컴백을 앞두고 ㅇㅇ에 돈 쓰자! 라며 아래 텍대(텍스트 대치)를 올렸는데, 그게 워낙 신박해서 한창 인기를 끌었던 걸로 기억난다.

소금'김'밥이면 의외로 맛있을지도?!

나 먹을 돈 아껴서 덕질 대상에게 쓰자는 내용이니 웃프기도 하지만, 결국은 우선순위에 따라 지출 통제를 하자는 의미를 담은 밈이다. 특히 계란은 사치!가 너무나 강렬하다.



작년 여름에 화제가 된 한 예비 파이어족이 있다. 무려 '절대퇴사맨'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분인데, 백 마디 말보다 김가루 뿌린 밥, 매실장아찌 1개, 계란말이로 구성된 저녁 식사 사진 한 장으로 유명해진 분이다. 그분도 말씀하셨다. "계란은 사치품"이라고.


20년 넘게 블랙 기업에 다니며 약 8억 원 이상을 모으는 동안, 그에게는 소박한 밥상이 일상이 된 듯했다. 근데 사진 속 저 계란말이, 도톰하니 꽤나 맛있어 보이지 않는가?

https://www.youtube.com/watch?v=sLKV0LXbITU

https://twitter.com/MaqwgNaJKDOnxGb



재밌는 식단 일기는 또 있다. 정말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같은 메뉴만 먹는 사람, 유키오 씨다. 가끔 컵라면이나 오므라이스, 고기 감자 조림 등을 먹기도 하지만 그의 식사 사진은 거의 대부분 항상 '계란 후라이, 문어 소시지, 양배추 샐러드, 밥, 장국'이다. '절대퇴사맨'의 소박함과도 많이 닮아 있는 식단이다.

자세히 보면 매번 다른 끼니가 맞다

https://twitter.com/yukio_negi



최근 '예일대 음식 중독 문진표'를 알게 되었는데, 그래도 요즘의 나는 꽤나 건강한 식생활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별히 좋아하는 음식이 있으면 좀 더 먹기는 하지만, 음식으로 감정을 해소하지는 않는다. 음식이 일상생활을 방해하지도 않는다.


한창 배달의 민족 '천생연분' 등급일 때, 즉 월 20회 이상 배달 음식을 시켜 먹었을 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많이 다르다. 매주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사 먹었던 20년 전의 나와도 다르다. (솔직히 요새는 맥도날드보다 맛있는 게 많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인 생라면, 제로 콜라가 없어도 살 수 있고 카페 메뉴의 당류를 체크하고, 떡 빵 주스 라면 마라탕을 자주 먹지 않는다. 탕후루보다 과일을 더 좋아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ODvJVQZmG0k


내가 대단히 건강을 생각해서 그런 건 아니다. 생로먹방병사의 비밀 애청자이긴 하지만, 가끔 친구를 만나면 돈까스도 먹고 뷔페도 가고 디저트도 사 온다. 반드시 맛있는 곳에 가서. 그리고 평소에는 엄마가 주시는 집밥을 열심히 먹는다. 감사하게도 엄마 덕분에 나물, 생선, 찜 등등 건강한 집밥을 골고루 먹을 수 있다. 하지만 배민 천생연분 시절에도 엄마 밥은 똑같이 맛있고 건강에도 좋았다 ㅎㅎ... 결국 내가 문제인 것이지!


일단 행복하려면 건강해야 한다. 그리고 많은 경우에 건강하려면 소식하는 것이 좋다. 간소한 삶은 재테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다만, 돈 아끼려고 라면만 먹고 믹스 커피로 끼니 때우는 것은 건강에 안 좋을 것 같으니 주의하자. 그래서 나는 외친다.


계란은 사치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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