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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꿀아빠 Feb 03. 2016

[여행][국외]#2-1. 크림반도 세바스토폴 방문기

분쟁의 한가운데 서있는 크림반도

 작년부터 시작해서 정말이지 해외 출장이 잦아졌다. 러시아 4번, 벨기에 1번, 체코 1번에 이어서 이번엔 크림반도 세바스토폴이 목적지이다. 크림반도하면 흔히 우리에겐 분쟁지역, 위험한 곳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외교통상부에서도 아래와 같이 특별여행주의보 1단계 발령이 난 곳이다.  나 역시도 출장준비를 하면서 굉장히 많은 걱정을 하기도 하였으며, 이런 지역에 부하직원들을 보내는 데에 있어서 무책임하고 책임회피만 하는 윗선에 상당히 불만이 많았다.  어떻게 하겠는가 대한민국 회사라는 것이 속된 말로 "까라면 까라" 식의 사고방식이 만연해 있지 않은가? 이리하여 팔자에도 없던 크림반도를 방문한다^^;;



 크림반도는 흑해, 아조프 해의 반도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영토 분쟁지역이다.  중심도시는 심페로폴이며 이곳의 이름은 영어식인  크리미아(Crimea)와 우크라이나식인 크림이 혼용되어 쓰인다.



 역사적인 배경을 내가 정확하게 꿰차고 있기는 무리가 있으나 간략하게 언급하자면 크림반도는 역사적으로 많은 나라들의 침략이 끊이지를 않았다고 한다.  전략의 요충지이며 옛날 러시아의 부흥을  두려워한 유럽 국가들(영국, 프랑스 , 터키 등)과 오스만 제국이 연합하여 잦은 전쟁과 침략이 이어진 곳이다. 그 대표적인 사건이 바로 크림전쟁이다(1853~1856). 이어 체계 2차 대전부터 지금까지 치열한 분쟁이 지속되고 있다.

 

 1954년 당시 소비에트 연방의 국가원수 겸 공산당 서기장을 지냈던 히루시초프가 우크라이나에게 러시아령이었던 크림반도를 선심 쓰듯 떼어주었다고 하니 이곳 사람들은 그 당시 사건과 인물에 대해서 굉장히 큰 불만들을 가지고 있었다.


 소련이 붕괴하기 시작한 1991년 2월 크림주는 전체 주민투표를 결정하였고 1992년 2월에 크림 공화국의 독립을 선포한다. 크림 공화국의 그해 5월 독립국 지위를 규정한 헌법까지 채택했으나 러시아의 중재하에 우크라이나 내의 자치공화국으로 남게 된다. 그 뒤 줄곧 우크라이나의 자치 공화국으로 남아있던 크림의 독립 문제는 2014년부터 불거진 우크라이나의 자치공화국으로 남아있던 크림의 독립 문제는  지난해 말부터 불거진 우크라이나 내 친러-친서방 세력 간 정치 투쟁의 결과 친서방 진영이 정권을 장악하면서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60% 이상이 러시아인으로 친러 성향이 강한 이곳은 크림 자치공화국이 친서방 우크라이나 중앙정부에 반기를 들고 우크라이나 이탈 및 러시아 귀속을 추진하기 시작한 것이다. 크림 의회와 크림에 위치한 특별시인 세바스토폴은 결국 주민투표를 통해 97%라는 찬성률로 러시아 귀속을 결정한다. 이로서 크림은 결국 60년 만에 러시아로 되돌아가게 됐다.

[2014-04-03 연합뉴스 기사 참조]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지역이긴 하지만 어쨌든 나름 큰 미션을 부여받고 업무수행을 위해 크림반도행에 나섰다. 러시아 모스크바 공항을 거쳐서 명일 심페로폴 공항으로 향하는 여정이었다. 모스크바야 이제 여러 번 방문하였기에 오히려 익숙지만 크림반도는 두려움을 가득 안고 출발하였던 것 같다. 모스크바에서 심페로폴 까지는 약 2시간 남짓 소요된다. 생각보다 비행기 안은 사람이 가득하다. 비행기가 착륙을하고 나니 사람들은 박수를치고 환호성을 지른다. 다들 은연중에 이곳 방문에 대한 근심 걱정이 있었나보다.

심페로폴 가는 비행기 안
심페로폴 공항 모습

첫인상은 굉장히 옛날 시골 마을 같은 분위기이다. 최종 목적지인 세바스토폴까지는(크림반도 주요 관광 및 항구 도시) 2시간 정도가 소요, 너무 피곤한 나머지 가는 길은 잘 기억이 나지를 않는다. 어렴풋이 울퉁불퉁한 길들이 잦았으며, 굽이굽이 골목골목을 돌아가야 했던 것 같았다.  


업무를 위해 들고 온 짐들 -미친 짓이였다-

 러시아는 신기하게도 흔히 외국으로 보낼 때 자주 이용하는 DHL 과 FEDEX 등으로 세관을 통관하기가 쉽지 않다. 어쩔수 없이 사람이 핸드캐리를 해야되는 웃지 못할 일이 발생한다. 4명에서 14개의 무거운 캐리어를 들고 오려니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도착하자마자 업무를 마치고 돌아오니 어느새 저녁이다. 어쩐지 거리가 어둡기만 한 이 곳은 잦은 전력난으로 인하여 정전이 잦아서 내부적으로 전력 보존을 위하여 밤에는 거리의 불을 대부분 소등을 한다고 한다. 물론 현재 건물 안에는 정상적으로 전기가 공급되고 있다. 적어도 글을 쓰고 있는 지금까지는...

 이유인 즉슨 크림반도의 전력은 우크라이나로부터 공급이 된다고 하며, 그 전력은 또 러시아에서 공급을 한다고 한다. 러시아에서 전력끊어버리면 자동으로 우크라이나는 크림반도로의 전력선을 끊어버린다. 근래에는 아예 반러 세력에 의해 우크라이나에서 크림반도로 전달되는 송전탑이 파괴되는 일이 발생하여 적지 않은 불편을 겪었다고도 한다.


 


숙소 뒤에있는 흑해 전경 그리고 할머니와 손자

 이 글만 보고 있자면 크림반도에 대한 굉장히 부정적인 시각만 있어 보일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전하고 싶은 핵심은 크림반도라는 곳은 그 어느 곳 보다 평화롭고 조용하며 오히려 러시아 본토에 비해 사람들이 순수하기까지 한 것 같다. 그리고 우리가 흔히 접하게 된 유혈사태, 군인 장악, 폭동, 막연한 두려움 등의 일은 어떻게 보면 이러한 크림반도를 인정하지 않는 서방 세계에 의해 만들어진 이미지였다는 . 실상은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업무 차 왔기 때문에 관광하기에는 절대적 시간이 부족하지만 나라는 사람 원래  가만있지 못한다는 것 잘 알고 있다. 없는 시간 쪼개가며 주변을 기웃거리고 주말을 이용해 밖으로 나가본다.   


to be continu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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