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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ewist Apr 20. 2021

내가 잘 기억하지 못했던 행복한 삶을 추억하다.

우연하게 찾아온 인터뷰를 마치며 다시 긍정을 다짐하다

한국을 제외하고 가장 오래 거주한 곳은 덴마크이다. 채 1년이 되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개인적으로는 해당 내용으로 책도 출간해보고, 방송도 나가본 나의 스팩트럼을 넓혀준 상당히 소중한 경험이다. 이 일들을 이루게 해 준 가장 큰 이유는 나의 블로그이다. 당시 덴마크 워킹홀리데이 정보가 거의 없었기에 당시에는 많은 도움을 주었는데, 사실 최근에는 거의 유입이 없어진 것도 사실이다. 그렇게 내 블로그 명도 바꾸면서 점점 덴마크에 대한 흔적은 사라지고 있는 중이다.


어제는 왠지 모르게 컨디션이 너무 별로였다. 휴가였음에도 불구하고 일도 약간 꼬이고, 관련 연구의 2차 설문을 던져(?) 놓은 상황이라 뭔가 축 쳐졌다. 누워서 유튜브를 보려고 누웠는데 덴마크에서 석사를 진행하는 한 친구가 "워킹홀리데이"에 대해서 인터뷰를 하고 싶다는 메일이 왔다. 이 친구의 연구목적이 무엇인지는 사실 깊게 알지 못했지만, 내가 연구를 진행하는 측이 되어보니 웬만하면 인터뷰 승낙을 해주자는 것이 모토가 되었다. 내가 언제 또 바쁜 척을 할지 모르니, 메일로 지금 당장 인터뷰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이야기하며 10분 뒤에 바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연구를 진행하시는 분에게 일단 도움을 드리고 싶은 마음이 우선이었어서, 내가 이 인터뷰 과정 속에서 도움을 받을지는 사실 크게 기대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참 신기하게도 질문을 받으며, 잊고 있었던 일들이 묘하게 다시 생각나며 에너지가 생기는 이상한 경험을 했다. 막연하게 덴마크에 대한 생각은 왠지 모르게 행복했었던 것 같긴 하지만, 최근 들어 곱씹지는 않았던 것 같다. 현재의 생활이 힘듦을 느끼고 있는 이유도 있고, 나의 인생에서 덴마크란 챕터의 중요도가 조금 낮아진 것도 사실이다. 새로운 꿈이 생겼고, 그 꿈을 위해서 달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덴마크는 그저 나에게 다양한 경험을 준 곳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인터뷰를 진행하며, 철없고, 젊고, 열정 넘쳤던 그때의 추억들, 그리고 후회도 반성할 만한 일들도 생각났지만, 무엇보다도 밝고, 추진력 강했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인터뷰가 20분 정도로 예상되었는데 횡설수설하다 보니, 거의 한 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그 친구의 질문에 답을 진행했다. 그렇게 새벽이 되었고, 꿈을 꾸진 않았지만 뭔가 모르게 과거로 추억을 떠난 기분이었다. 그렇게 인터뷰를 마치고, 뭔가 더 몽롱한 기분을 느끼고 싶어, 덮고 있었던 내 책도 오랜만에 펼쳐보았다. 뭔가 엉성하고, 아쉬운 부분만 보일 줄 알았는데 당당했던 나의 태도들을 보며, 뭔가 모르게 많이 위축되어있는 현재의 나와 다른 점을 느끼며 추억했다. 그리고 다시 나다움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누군가를 도와주려고 했던 일들이 오히려 나에게 더 많은 도움이 될 때가 있다. 이번 인터뷰 역시도 그런 느낌이었던 것 같다. 쳐졌던 나의 마음을 다시 일으켜준 것 같다. 참 감사하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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