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은 없었다. '순수 국내파'는 그냥 하는 수밖에...
아프리카 개발은행(AfDB)에 가겠다는 목표는 있었지만, 사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할지 몰랐다. 그래서 이 과정이 오래 걸린 이유가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주위에 아프리카 개발은행에서 일하는 한국인이 거의 없었고, 특히 내가 원하는 컨설턴트 직군의 사람과는 친분이 없었으며, 한국 정부나 기관에서 파견 경험이 있는 사람들 역시 내가 원하는 답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럼에도 2019년 박사학위를 시작하면서 목표가 명확해졌고, 당연히 박사학위를 받는 것이 우선이었지만, 그와 동시에 내가 준비할 수 있는 것은 무작정 시작하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1. 박사 학위 받기
아직 아프리카 개발은행에 가보지 않았지만, 박사학위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닌 것 같다. 다만, 내가 졸업한 대학교와 대학원이 다소 애매한 편이라, 박사학위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입학을 결심했다. 사실 연구자로서 특별히 준비된 사람은 아니었지만, 박사학위를 시작하면서 논문을 읽고, 처음으로 연구를 해보며, 논문을 써보았다. 초반에는 너무 미흡했지만, 많은 리젝과 피드백을 통해 조금씩 개선되는 과정을 겪었다. 결론적으로 2019년 3월에 박사과정을 시작하여, 2022년 8월에 아프리카 지역과 ICT, 스타트업 관련 키워드로 개발협력학 박사학위를 마쳤다. 석사학위를 취득하는데 걸린 4년보다 더 빠르게 박사학위를 받았던 이유는 과정 속에서 수없이 질문하고, 답을 찾는 과정을 즐겼던 것 같다. 특히 박사과정 중에 배운 방법론이 회사 업무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고, 특히 데이터 분석에 큰 도움이 되며 시너지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2. 유관 업무 쌓기
유관 경력으로 아프리카 개발은행에서 일하고자 했기 때문에 관련 경험을 쌓는 데 집중했다. 다만, 회사의 업무 구조상 내가 원하는 업무를 바로 하기 어려웠고, 내 목표와 비슷한 방향으로 업무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래서 본인의 업무에 개발도상국이나 아프리카 지역과 관련된 접점을 만들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다. 그 과정에서 아프리카 기업들을 유치하는 활동을 하며 아프리카 관련 인맥을 확장했고, 아프리카 개발은행과 업무 협력을 체결했다. 또한, 아프리카로 사업을 확대하고자 초청 연수 공무원들에게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으며, 국내 원조기관 및 개발도상국 현지기관과의 협력도 주도적으로 진행했다. 특히, 최근 2년간 진행한 국제기구 신탁기금 사업을 통해 유관 업무를 더욱 견고히 할 수 있었고, 업무를 수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진행한 프로젝트들을 기사나 영상으로 기록하여 증빙을 만들었다. 즉, 부족한 역량에도 불구하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의나 발표 기회를 적극적으로 찾았다.
3. 강의/ 발표 기회 찾기
박사학위를 받은 후,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이 '강의'였다. 발표는 좋아했지만, 강의는 또 다른 영역이라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의를 진행했다. 학부생, 대학원생 대상으로 3년간 강의를 하기도 했고, 잠시나마 '교수'라는 칭호도 듣게 되었다. 정부 기관이나 학교에서 특강 요청이 있으면 거의 모두 응했으며, 학술대회에서도 발표나 토론자로도 기회가 있으면 참여했다. 실제로 나의 온라인 강의를 듣고 본인의 회사에 입사를 한 직원도 있었고, 국회 세미나에서 발표한 기회도 있어 기사가 크게 나기도 했다.
4. 논문 및 저서의 저자 되기
본인이 소속된 기관은 연구기관이 아니었기 때문에 업무 시간에 연구 활동을 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주중에는 열심히 일하고, 주말이나 퇴근 후 시간을 내어 연구를 진행했다. 회사에서 추진하는 프로젝트를 분석하거나, 새로운 관심사를 바탕으로 연구를 하며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을 퍼블리싱 한 이유는 가장 쉽게 나의 이름으로 된 페이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박사학위를 시작한 이후 매년 2~3개의 논문을 발표했고, SSCI 논문을 포함해 총 13개의 논문을 게재했다. 또한, 아프리카 스타트업과 관련된 책을 쓸 기회도 얻었고, 언론사나 연구소에서 기고문을 작성하는 기회도 있었다. 비록 한국어로 작성된 글들이 많지만, 아무튼 내 이름이 들어간 글들을 많이 쓸 수 있었다.
5. 꾸준히 아프리카에 관심 가지기
이 부분은 취업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을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한 성과라고 생각한다. 2020년부터 매주 ICT, 디지털, 스타트업, 아프리카, ODA 관련 키워드를 다룬 글을 한 건씩 포스팅하기 시작했다. 벌써 4년이 지나고, 이제는 많은 글들이 쌓인 블로그가 되었다. 이 과정을 통해 논문 주제를 찾기도 했고, 강의나 책 출간 기회도 생겼다. 무엇보다 매주 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트렌드를 지속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이 외에도 매일 전화 영어와 매주 영어 스터디에 참여하여 부족한 영어 실력을 개선하려고 노력했지만,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있다. 또한, 불어도 시작만 했고 제대로 진행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에서 언급한 5가지 사항은 아프리카 개발은행에서 일하기 위한 나의 꾸준한 성과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