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 데리고 다니면 2~3살 정도로 밖에 안 보여서 조잘조잘 말을 하면 '아기가 말을 왜 이렇게 잘해요?!'라며 깜짝 놀란다.
안아 올렸을 때 좀 묵직해진 것 같아 체중을 재보면 12.9~13kg을 왔다 갔다 하는 정도다.
요즘 부쩍 어리광이 늘어 오히려 아장아장 걸을 때보다 더 많이 안아달라고 하는데, 아무리 또래보다 가벼워도 5분 이상 안고 있으면 허리, 손목, 어깨에 감각이 없어진다.
5살이 되면서 아파트 단지 안에 있던 가정형 어린이집을 졸업하고, 7살까지 다닐 수 있는 민간어린이집으로 옮기게 되었다. 여전히 걸어서 5분 거리이긴 하지만 단지 밖으로 나가 계단을 거쳐 오르막길을 올라가야 어린이집에 도착한다. 신랑과 내게 번갈아가며 등하원을 시키는데, 아이는 엄마 차례일 때면 꼭 안아달라며 매달린다.
문제는 월요일+비 오는 날 등원길!
어린이집 가방, 낮잠이불을 들고 한 손으로 우산을 들고 있는 상태에서 수아가 안아달라고 하면 막막해진다. 지난달까지는 그래도 어떻게든 안아줬는데, 요즘에는 너무 무겁게 느껴진다.
쑥쑥 자랐나? 싶어 체중을 재보면 여전히 13kg 정도인데 도대체 무게가 어디서 어떻게 늘어난 건지 내가 늙어서 힘이 약해진 건지 안고 한 발짝 떼기가 어려울 정도다.
덤벨 20kg보다 온몸으로 안겨오는 13kg의 아기가 훨씬 무겁게 느껴진다.
매일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어 체력에도 자신이 있는데 운동 체력과 육아 체력은 아예 분야가 다른 것 같다. 안고 다니는 것도 힘들지만 하루 종일 지치지 않고 뛰어다니고, "엄마 같이 놀자"하는 수아의 텐션에 맞춰 놀아주는 건 정말 보통 일이 아니다.
어제도 등원 길에 안아달라고 바닥에 주저앉은 수아에게 "오늘은 짐이 많아서 안아줄 수가 없어. 대신 이따 하원할 때는 꼭 안아줄게" 약속하고 다른 이야기로 주의를 돌려가며 겨우겨우 걸어서 등원을 시켰다.
하원 시키러 데리러 갔더니 엄마를 보자마자 '안아죠~'하며 매달리기에 그래, 약속했으니 안아줄게 하며 꼭 안고 집으로 돌아왔다.
워킹맘이라 일찍 데리러 오지 못하는 게 미안하고, 기다렸던 엄마에게 마음껏 어리광 부리고 싶은 마음도 이해가 가고, 그래도 아직은 안고 다닐 수 있을 만큼 작으니까 많이 안아주자 싶은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