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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인 Z Dec 21. 2020

불면증 탈출법

걱정이 많은 나.

메타인지, 떨어지기, 거리두기, 자기 객관화하기

결국 같은 말이다. 


자신의 상황을 다른 시각에서 보자는 거다. 

꼭 하나의 정답은 없다. 내가 좀 더 편하고 다가가기 쉬운 걸로 기억하면 된다. 


그리고 자그마한 하나를 바꾸면 된다. 바꾸는 게 어렵다면 변화라고 말하자. 

그마저도 자신을 납득시키지 못한다면 좋아하는 떡볶이라도 먹으러 나가는 게 시작일지도 모르겠다. 

결국은 모두가 자신의 역량만큼 어제와 다른 하나를 실행했을 때 거기서부터 변화가 시작되는 것이다. 


여기까지가 자기 계발서를 통해서 알고 있는 내용들이지만 나는 바뀌지 않았다. 

일할 땐 죽도록 괴로워했으면서도 프로젝트가 끝나면 보상심리로 인한 여행을 갔고, 

줄어드는 잔고로 인해서 다시금 불안해했다. 

연출부로 착취당한 세월이 10년이었기에 나는 꼭 감독이 되어야 했다. 

이 또한 보상심리였겠지만 애초에 불합리한 상황을 바꾸고자 하는 의지가 없었다. 


그런데 나에게 그 의지란 게 드디어 생겼다. 

코로나로 인해서 강제로 주어진 시간들이 나를 돌아보게 만들어주었다. 


머릿속에 너무 많은 것들이 떠돌아다니며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들이 계속되었다. 

이대로 안 되겠다 싶어서 이불을 박차고 일어났다. 

근 한 달간 계속되었던 불면증을 치료해보고자 침대에 누운 게 새벽 1시쯤이었는데, 

시계는 오전 6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생각만 5시간을 하고 있었던 거다!


일단 불을 켜고 노트북을 펼치고 닥치는 대로 적었다. 

볼 사람이 없으니 오타가 나든 말든 떠오르는 대로 적고 보니 1시간도 안 걸렸다. 

그리곤 만족감에 누워서 오후 3시에 일어났다. 

불면증이 아니었다. 

8시간을 푹 잤으니 말이다. 

그날부터 몇 시에 자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기로 했다. 잠이 오지 않으면 그냥 그대로 책을 보았다. 

규칙적으로 일어나 미라클 모닝을 해야 건강한 삶 같았는데, 그 강박이 나를 더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수면시간의 압박에서 벗어나니 오히려 잠드는 시간은 불규칙했지만 잠을 잔 시간은 늘 7-8시간 내외였고, 

알람을 맞추지 않아도 그 정도 시간이 지나면 눈을 떴다. 

내 몸의 리듬에 맡기면 이렇게 쉽게 해결될 걸 그동안 남들이 좋다는 걸 다 하면서 그 기준에 부합하지 못한다고 나를 괴롭혀온 게 미안했다. 

버려야 할게 너무 많다. 

궁극의 미니멀은 생각의 미니멀이라는데, 아직도 버려야 할 주입된 생각들이 차고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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