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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직스쿨 김영학 Jul 17. 2023

[김코치의 상담실] #13. 말하고 쓰는 게 어려워요

우리는 일할 때 무언가를 말, 글로 전달하며, 이때 틀릴 것을 경계한다





어디서든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은 '말'입니다


어디에 누구와 있든 우리는 말을 한다.

말로써 이야기를 나누고, 그 나누는 과정에서 이야기와 이야기를 하는 사람 모두를 배우고 익힐 수 있다. 물론, 말(단어)의 본연의 뜻을 배우기도 하고, 그걸 사용하는 상황, 뉘앙스도 함께 익힌다. 그리고, 비언어적 몸짓과 표정 등도 함께 배운다. 그래야만, 제대로 된 '소통'을 할 수 있는 준비가 되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말을 하는 법은 배우지만, 

말을 잘하는 법은 배우려 하지 않는다. 

문제는 말을 하는 '기능만 수행'할 줄 알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걸로는 '진심이 담긴 소통'을 할 수 없다. 나름대로는 말(소리)을 통해 상대방에게 이해를 구하고, 공감을 얻어낼 수 있는 언어적, 비언어적 액션을 취한다고 했지만, 설득이 되었다는 상대방의 반응을 이끌어낸 적이 거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만의 <이해 - 공감 - 설득>의 과정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 그저 '하던 대로, 말하던 방식 그대로 일단 밀어붙이기 식이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 불통이다. 

거의 다 '말을 전달하는 것'에만 급급한다.

지금 쓰고 있는 글도 마찬가지다. 글을 쓴 작자의 의도를 찾아내고, 파악하기보다는 '글을 읽는데' 급급한다. 그럼, 조금만 집중하면 알 수 있고, 스스로 깨우칠 수 있는 것이 반 이하로 줄고, 원래 가지려 했던 재미와 흥미로부터 멀어진다. 서로 소통하는데 사라진 재미와 흥미를 되찾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그럼, 대화를 통해 원래 얻으려고 했던 것을 잊게 되며, 대화의 의미도 대화하는 상대방과의 관계도 더 이상 중요하지 않는 것이 된다. 전달하는 것에 급급한 나머지, 대화하는 상대방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직장 속 대부분의 갈등은 

서로 같은 말을 다르게 쓸 때 발생한다. 


이제 막 입사한 신입 또는 경력직 직원, 

출근 첫날부터 혼란스럽다. 

눈치껏 여러 사람들이 나누는 크고 작은 주제의 대화에 끼고 싶지만, 도통 낄 수가 없다. 신입이라면, 그들이 하는 말이 외계어처럼 들릴 것이다. 온통 축약어에 분명 익히 들어 아는 말이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른 뜻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하루 만에 그들의 말을 이해할 수는 없다.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으로 하나씩 새롭게 말과 그들의 말을 하는 원칙과 소통 방식 등에 적응해 가는 수밖에 없다. 


경력직이라고 신입과 크게 다르지 않다. 

기존에 있던 조직 - 시장 - 업계 등에서 했던 말과 왠지 모르게 뉘앙스가 다른 느낌이다. 그래서, 더더욱 조심스럽다. 어떤 말(의견)을 냈을 때, "생뚱 맞거나, 엉뚱하다" 등의 반응을 주변으로부터 여러 번 이끌어내면 벌써부터 분위기가 이상해진다. 심지어 '우리와 맞지 않네요'라는 평가를 들을 수도 있다. 그럼, 그 이후의 직장생활은 보장할 수 없게 된다. 


말(단어)을 배우는 목적은 '함께 일을 하기 위함'이다

평소에 사용하는 말로써 있는 그대로 서로의 말을 오해 없이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으면 참 좋겠지만, 절대 그렇게 될 수 없다. 우리가 가진 경험에 의해 형성된 (무의식적) 편향성에 따라 각자의 판단을 하게 된다. 그래서, 그 편향을 중립으로 바꾸거나, 중심을 바꾸기 위한 '기준 단어'가 있어야 한다.


참고로 여기서 말한 '기준 단어'는 조직 구성원 모두가 중요하게 인식할 수 있는 상징적, 실질적, 구체적 목표에 가깝다. 이를 통해 나, 우리 각자 또는 함께 해야 하는 일이 정해지고, 적절한 방법과 과정으로 운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사업에서는 목적, 목표, 고객, 매출, (고정/변동) 비용, 이익, 순익 등의 말이 있다. 이런 보통의 말들 외에도 각 업계 및 시장마다 사용하는 특수한 용어(약어) 등이 있다. 직장 생활하면서 이러한 말을 들어보지 않는 이들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회사마다 이를 정의하는 내용 및 대상이 다르고, 그에 따라 내가 해야 하는 일이 달라져야 한다면? 하지만, 대부분 '하던 대로 식'이다. 기존의 방식에서 큰 변화 없이 그대로 밀어붙인다. 달라져야 하는 것을 알고 있어도, 구체적으로 무엇을 변화시켜야 할지 알지 못한다. 이걸 말할 수 없으니, 당연히 모두들 입을 닫고 고객을 끄덕이기 바쁘다. 


기준 단어뿐 아니라, 기준점이 되는 사람도 있다. 

사업과 업무에 대한 이해, 이를 쌓아온 사람에 대한 이해가 동반되어야 한다. 여기서 '사람'은 대부분의 조직에서 대표이다. 그가 생각하는 바가 사업상 전략과 전술에 녹아들어 있고, 시스템 또는 프로세스로 만들어져 있다. (오래도록) 사업체를 운영하며 쌓아온 나름의 방식과 노하우, 그리고, 이를 적절한 수준에서 유지하기 위한 장치들로 만들어져 있다. 물론 대부분은 암묵지다. 새로 합류한 이들은 쉽게 이것들을 파악하기 어렵다. 스스로 알아서 깨우치고, 익히는 과정에서 먼저 경험한 이들로부터 깨지고 부딪히며 알아가는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입을 닫고, 귀를 닫고 결국에는 마음을 닫는다. 

물론, 이 모든 내용이 명확히 정리된 회사는 (거의) 없다. 게다가 제대로 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도 거의 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사람끼리(굴러온 돌이 박힌 돌과)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기싸움을 펼친다. 또는 '말부터 익히기 위해 외우는 식의 접근'으로 갖고 있는 적응력을 뽐내기에 급급한다. 그리고, 적응 이후에는 자신이 가장 익숙한 방식으로 회귀한다. 조금씩 바뀐 말과 그 의미, 이를 올바르게 사용하는 법을 익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요구받는 일(업무)을 제때에 제 위치에서 해내면 그걸로 내 소임을 다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것이 '마음을 닫았다'라고 볼 수밖에 없는 징후 중 하나이다. 


우리는 여전히 말(글)을 하(듣)는게 어렵다. 

말(글)을 하는 게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이 정확히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함께 일하는 동료에게 들키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럼, 쪽 팔린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무언가를 물어보거나, 도움을 요청하거나, 심지어 부탁(협조 요청)하는 일도 줄어든다. 각자 일을 하고,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만, 철저히 각자가 느끼는 필요(공백)를 메우기 위한 수단으로 주변과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다.  




말(글)로 표현하는 게 어렵다면... 

"(속으로) 나는 틀리지 않았다"라는 말을 여러 번 되뇌라고 조언한다. (직장 내에서) 틀린 것은 없다. 대부분 다른 것이다. 간혹 틀린 것이 있을 수 있지만, 그걸 내부에 있는 이들과 나눠 바로 잡는 것이 더 중요하다. 혹시나 고객에게 틀린 것을 말했다가 바로잡기 위해 더 큰 비용을 치러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는 (내가 틀릴 수도 있지만...)이라는 말을 전제로 깔고 이야기를 풀어내자. 그럼, 오히려 주변으로부터 '솔직하다'라는 평가를 들을 수도 있다. 내가 꼭 어떤 특정 영역의 권위를 갖고 옳은 말만 해야 하는 사람은 아니고, 꼭 그런 사람일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말(글)로 소통하는 게 불필요하다고 느낀다면... 

내가 갖고 있는 '소통이 필요할 때만 이루어져도 되는 이유'에 대해 함께 일하는 이들과 나눠봐야 한다. 이건 철저히 일을 하는 방식의 문제이기 때문에, 당연히 혼자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참고로, 원하는 대로 하기 위해서는 앞서 말한 "어떤 영역에서 모두가 인정할 만한 권위(특출 난 전문성)를 주변으로부터 인정받아야 가능"할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나의 방식이 옳고, 더욱 합리적이라는 주변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내가 가진 원래의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필요성을 더 많이 느낄 것이다. 그게 우리가 일을 하는 방식이고, 그걸로 일을 함께 하는 법을 배워가기 때문이다. 

 

직장에서 익히는 말(글)과 소통 방식은 

직장마다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절대 '똑같다'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를 익혀가는 것이 당연한 것이고, 익히기 위한 여러 데이터, 도구, 사람 등에게 다양한 요구를 하는 것도 매우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이를 통해 새로운 직장 속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상황에서 소통을 해가며, 이때 '대화할(함께 일할) 상대방과 관계를 잃지 않기 위한 최소-최대의 노력'의 중요성에 대해 서로 강조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의미 없는 경쟁과 시기, 질투로 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왜 내 동료와 소모적일 수 있는 관계로 발전(?)해야 하는가. 


또한, 말(글)은 하면 할수록 는다. 

대화하는 상대방, 상황, 목적에 맞게 대화를 잘 이끌 수 있어야 하는 것은 필수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더욱 다양한 상대와 상황에 노출되어 긴장도는 낮추고, 숙련도는 높이는 방향으로 내 대화(소통) 관련 스킬 Set을 만들어가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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