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속는 채용의 숨겨진 진실 <면접 편>
얼마 전 기사에서 S전자에서 면접관 생활을 오래 하신 분의 인터뷰 기사를 보게 되었습니다.
「면접 볼 때 80%는 합격자와 불합격자를 바로 나눌 수 있다.」고 한 인터뷰 내용이었죠.
아니 어떻게 사람을 한번 보고 알 수 있나요? 소개팅 나온 것도 아니고.....
아무리 수십 년의 경험을 통해 얻은 직관력이지만, 이를 너무나 맹신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 아닐까요?
특히 같이 일하는 사람을 판단할 때, 어떻게 가능할까요?
오히려 실력 위주로 본다면서 나의 미래 성장 가능성보다는 과거의 내 업적을 위주로 평가합니다.
내가 어떤 학교 무슨 과를 나왔으며, 성적이 어떻고,
영어점수나 기타 다른 사회활동, 봉사활동 등이 어떠한지 말이죠.
직무 중심의 면접 및 평가를 한다고 하지만, 신입이든 짧은 경력이든,
그 사람의 실력을 몇 장의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 그리고
짧은 시간의 면접으로 판가름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만약 이걸 100%에 가깝게 구분할 수 있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사귀꾼'일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 인사채용담당자들이 현장에서 가장 괴로워하는 부분이 "일을 잘할 것 같았는데...."라는 짐작입니다.
그래서 채용했는데, 완전 기대 이하 혹은 그 정도도 미치지 못해서 곤란한 상황을 겪는 것을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채용을 직접 진행해보니, 알겠더군요.
왜 인턴쉽이 중요한지, 복잡한 채용과정이 왜 필요한지 말이죠. 사람을 뽑아 보니 알겠더군요.
아무리 직무 중심의 채용을 한다고 하더라도,
기존의 이력서, 자소서를 가지고 그 사람의 미래 가능성까지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자소서 열심히 쓰고, 면접 스킬 높이고,
다 좋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지원하는 직무에 대한 이해와 그에 따른 공부가 필수적입니다.
예전에 마케터를 채용하려고 면접을 본 일이 있습니다.
그래서 질문을 했죠. "본인이 생각했을 때 마케팅이 뭐죠?"
면접 온 A 친구는 필립 코틀러의 마케팅 원론에 나오는 이야기를 기가 막히게 외워서 대답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다시 물어봤습니다. "필립 할아버지의 생각 말고 본인 생각을 말하세요."
하지만 그 친구는 특별한 대답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같은 질문에 B 친구는 이렇게 대답을 하더군요.
"학문적 마케팅이 아니라, 실제 제가 느낀 마케팅을 물어보시는 거죠?
마케팅을 대부분 OO이란 말을 앞에 붙여서 쓰는데, 저는 그 점에 대해서 동의할 수 없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마케팅은 고객에게 우리의 가치를 전달하면서 그 가치를 발견하고 발전시키는 활동이니까요. 물론 기업의 입장에서는 돈을 벌어야만 마케팅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자 이 글을 읽고 있는 분에게 묻습니다. A와 B 중에 어떤 사람을 뽑아야 할까요?
마케팅 업무에 대한 기본 소양은 마케팅의 정의를 잘 외우는 사람이 아니라,
마케팅을 얼마나 이해하고, 깊이 생각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충분한 공부가 되어있는지
간단한 질문을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신입과 경력에 따라서 다른 질문으로 그 실력을 가늠할 수 있는 것이죠.
그래서 저는 '글 쓰기'를 많이 해보라고 권유하고 싶습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내 생각이나 의견을 '글자'를 통해 표현하는 것을 말합니다.
말 그대로 전달하는 객체가 있는 법이죠.
※ 글은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하나의 수단입니다. 따라서 이를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다는 것은
업무를 하는 데 있어 크나 큰 힘을 갖게 되는 것과 같습니다. 제가 브런치를 쓰는 이유도 같습니다.
하지만, 자신만이 알 수 있는 언어로 상대방과 소통한다면 그 말을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요?
예를 들어 '파란색'이라고 칭하면,
그 파란색이 푸르뎅뎅한 색인지 푸르스름한 색인지 말로 해서는 알 수 없습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그 색을 직접 보여주는 것이죠. 하지만 멀리 떨어져 있어서 전달하기 어렵다면?
방법은 글을 통해서 전달하는 방법뿐입니다.
내 머릿속에 있는 걸 그대로 꺼내서 보여줄 수 없으니 글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대신 표현하는 것이죠.
세상에 수많은 색이 있는데 그걸 단지 7가지 Rainbow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지요.
각자가 가지고 있는 색을 말 그리고 글로 표현할 수 있으면,
어떤 자리에 나가도 당황하거나 하는 일은 결코 많이 있지 않을 것입니다.
단순히 긴장하는 것과 당황하는 것은 분명히 다르니까요.
비즈니스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비즈니스는 이성과 감성을 커뮤니케이션을 통하여 결과를 내는 일종의 종합예술입니다.
늘 상대가 있다는 말입니다. 흔히 이야기하는 갑과 을이 존재하는 것이죠.
비즈니스에서 특히 이런 부분이 중요합니다. 서로의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마음대로 하기 어렵습니다.
상대방의 니즈를 늘 살펴야 하며,
그에 따라서 내가 주고받아야 할 것(give & take)의 한계치가 명확하게 정해져 있습니다.
만약 중요한 계약이나 협약 사항이 걸려있다면, 대부분 말이 아니라 글로 전달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글 쓰기 훈련이 되어 있지 않다고 하면 중요한 일을 완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줄어들게 되고,
그걸로 자신의 실력의 잣대가 결정되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훈련은 단순 글이 아니라, 말하기와도 연결되어 있어 평상시에 노력해야 합니다.
자신이 말을 또렷하게, 조리 있게, 논리 정연하게 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노력해서 고쳐나가야 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발성이나 발음' 등으로 고쳐질 수 없습니다.
논리성을 먼저 갖추어야 하기 때문에 글부터 써보세요. 그리고 그 글을 소리 내어 읽어보세요.
영화 속 포레스트 검프는 어렸을 적에 뛰지 못했습니다. 겨우 걸었죠. 그것도 보조기구의 도움을 받아서요.
하지만, 수년간 걷는 연습을 했던 검프는 곧 특정한 계기(?!)를 통해서 뛸 수 있게 됩니다.
어떤 일이든 마찬가지입니다. 순서가 있기 마련이죠.
면접을 위해서라기보다는 나 자신을 단련한다고 생각하고 꾸준히 해보시기 바랍니다.
글을 쓰고, 그 글을 몇 번에 걸쳐서 읽어보고, 고쳐보고,
다시 써보고 이야기하면서 자연스럽게 실력이 늘어가는 것입니다.
특히 비즈니스에서 가장 돋보이는 사람은 글 잘 쓰고, 말 잘하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지망하거나 실제 하고 있는 직무는 '글 쓰기'를 많이 하지 않는다고요?
나중에 직접 보시면 알게 되십니다.
그다음에는 '보고'라는 큰 산이 있다는 사실을요.
면접도 마찬가지입니다.
을이 갑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갖은 노력을 다합니다. 뽑아만 주시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이죠.
저도 물론 그랬습니다. 하지만, 이는 옳은 선택이 아닙니다. 오히려 화를 불러오지요.
면접장은 이성과 감성의 교감하는 자리입니다.
무조건적으로 감성 카드를 먼저 꺼내는 것만큼 바보 같은 짓은 없습니다.
이성에 대한 교감이 전혀 되지 않았는데, 그 사람의 감성에 대해서 호소하는 것은 '구걸'과 다름없습니다.
그 보다는 준비되어 있는 나 그리고 내가 준비한 일에 대한 이야기를 논리적으로 호소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걸 준비하면서 겪었던 나만의 스토리가 있다면 이를 덧붙이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자소서 이야기를 말로 하는 것이 가장 적합합니다. 그래야만 '대필'에 대한 의심을 피할 수 있으니까요.
짧은 시간에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 면접 현장에서 필요한 Tip 같은 것은 사실 없습니다.
복불복입니다. 떠는 것을 매우 좋게 보는 면접관도 있고, 혹은 그 모습을 좋게 보지 않는 면접관도 있습니다.
그 시간에 특정 궁합이 맞아야 하는 것이죠.
저는 최소한 면접장에서 가서 최소한 후회하지 않는 방법을 알려드릴 뿐입니다.
첫째, 희망 직무에 대하여 충분한 공부를 해야 하며, 그에 대한 나름의 생각을 평상시에 정리하시기 바랍니다.
인사, 재무, 회계, 마케팅, 영업, 개발, 디자인, 기획, 전략, 등등
다양한 직무에 대한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생각의 기준이 필요합니다.
물론 그런 기준을 말 혹은 글로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뚜렷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평소에 준비하지 않으면, 현장에서 실력을 발휘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잘생긴 얼굴, 멋진 몸매 그런 것이 면접에 극적으로 도움이 될 리 만무합니다.
모델이나 텔런트를 뽑는 자리가 아니니까요.
행복을 찾아서 영화를 보면 주인공이 후줄근한 차림으로 중요한 면접에 참여하는 신이 등장합니다.
통과 이유는 주인공 가드너는 평소 자신에 대하여 명확히 알고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를 꼭 얻어야 하는 '절박함' 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만큼 충분히 준비되었음을 단호한 표현으로서 말할 수 있었습니다.
모두 중요하겠지만, 저는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자신 그리고 자신이 맡게 될 직무에 대하여 명확하게 알고 있어야 합니다."
(물론 Fact를 기반으로 하는 내용이어야 설득력이 있습니다.)
둘째, 정리한 내용을 그냥 이해만 하지 마시고, 글로 써보면서 계속 업데이트하시기 바랍니다.
생각은 계속 달라지기 마련입니다.
저도 어떤 보고서를 만들 때 지금도 메모장에 여러 번 썼다 지웠다를 반복합니다.
과연 논리적으로 합당한 내용을 말하고 있으며,
혹시 나만 알 수 있는 말로 적어놓은 것은 아닌지 두 번 세 번 살피곤 합니다.
이건 면접뿐 아니라, 다른 상황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앞서서도 강조하였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다른 사람과의 막힘없는 커뮤니케이션 능력만큼
강력한 능력은 없습니다.
그게 글이든, 말이든 관계없습니다. 사람을 많이 상대하지 않는 직무이기 때문에 관계없다고요?!
얼마 전 무한상사를 보다가 깜짝 놀랄 말을 들었습니다. 사귀꾼이라니....
예전 제가 모시던 상사분께서 이런 이야기를 하셨거든요. 인생은 '영업'이다.
그리고 그 영업의 대상은 사람이니까 사람을 가장 귀중히 여기고 그들에게 최선을 다 해라 라고요.
그들(내가 닮고 싶어 하는 전문가)과 어울리기 위해서는 내가 전문가가 되는 길 뿐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전문성을 표현하기 위해서 '글'만큼 훌륭한 소재는 없습니다.
셋째, 글로 100%에 가깝게 완성이 되었다면, 이걸 말로 소리 내어 표현해보시기 바랍니다.
문어체와 구어체는 엄연히 다른 말입니다.
글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말로 하면 이해가 안 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배우가 대사를 외우듯이 글을 외우는 것은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연습하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군대에서 누군가 건드리기만 해도 관등성명이 나왔듯이 연습해보세요.
그럼 그 이야기가 곧 자신의 이야기가 됩니다.
물론 자신이 만들었으면 훨씬 더 빨리 외워지게 될 것입니다.
예전에 Personal Branding Workshop(PBW)을 하면서 연습했던 것이 1분 스피치입니다.
어떤 자리에서 가던지 누구와도 만나서도 자신 그리고 갖고 있는 꿈과 목표를
짧은 시간에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하여 10주 가까운 기간 동안 몇 문장을 연습하고 또 연습했습니다.
면접장, 정말 가슴 떨리는 공간입니다.
내가 하는 몇 마디 말로 나의 합격 여부가 결정이 된다는 사실이 정말 안타까울 뿐입니다.
말로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는 면접관 입장에서 가장 듣기 싫은 이야기일지 모릅니다.
이 보다 명확한 근거로 '입사 이유'를 표현할 수 있다면 그래도 후회 없이 면접장을 나올 수 있지 않을까요?
세상에 '정답'은 없습니다. 면접에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정답이 아니라, 해답은 있습니다. 그 해답은 바로 자기 자신에게 있습니다.
자신에게 당당해져 보세요.
그리고 자신이 해야 할 일과 자신과의 연결고리를 명확하게 정리해보시고, 공부하세요.
그럼 그 어떤 어려운 사람을 만나도 명확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