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속고 계십니다 <자소서 편>
미국 유명 극작가 버나드 쇼 묘비명
벌써 6월입니다. 우물쭈물 하다보니, 2016년도 1/2이 지나갔습니다.
여전히 취업 혹은 이직을 위해서 허덕이고 계시는지요.
이전에 제가 연재했던, '취업'준비 하지마라 시리즈를 읽어보시길....
각각의 다른 내용도 제 메거진에 있으니 한번 읽어보세요.
취업 그리고 이직에 대해서 같이 고민하자구요.
그리고 더 멀리 볼 수 있도록 'Career Development'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자 합니다.
이번 이야기는 실제 제가 취업 준비를 할 때 궁금했었던 자기소개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물론 지금은 대부분 풀렸습니다.
늘 의심을 품어봐야 합니다....나 자신도 말이죠.
참고로 저는 '합리적 의심'을 하는 것을 즐깁니다.
그런 관점에서 자기소개서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경험했던 내용과 함께
직접 채용을 해보고, 여러 인사담당자를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얻었던 인사이트를 나눌려고 합니다.
그러한 관점에서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글을 읽기 전에 머리 속에 하나 담아두세요.
서류 접수 및 면접의 과정은 '탈락자'를 골라내기 위한 작업임을 염두해두셔야 합니다.
특히 신입에게는 더 가혹하게 작용합니다.
(경력직은 이 부분에 대해서 약간 유리합니다. 경력기술서 때문이지요.)
첫번째 의문사항 정성들여 쓴 자기소개서를 인사담당자가 과연 읽어보기나 할까?
취업준비하면서 제일 많이 품었던 의구심입니다.
한참 취업 그리고 이직 준비를 하면서 원하는 직종에서 서류가 잘 통과되지 않는 이유를 알수가 없더군요.
남들은 서류통과는 '껌'이라고 하던데 말이죠.
그러면서 통과한 사람과 나의 차이점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당연한 일이죠.
하지만, 그게 답이 아니더군요. 답은 인사채용담당자에 있었습니다.
그들도 사람입니다. 그래서 다 읽는다고는 말하지 못합니다.
아니라구요? 그렇지 않다구요? 모두 그렇다고는 볼 수 없지만, 그러는 경우도 있죠.
보통 자기소개서에는 10~11 font size로 2~3천자가 적혀있습니다. A4 용지로 3~5장 정도의 분량이죠.
하지만 지원자가 한 두명이 아니라, 100명 이상이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300~500페이지의 두꺼운 '책'이 되어버립니다.
재미있는 소설도 하루 종일 1권을 읽는 것도 버거운데,
재미없는 자기소개서 수백명 분량을 다 꼼꼼히 읽는다고요?!
(물론 그런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많아야 하는데...)
이렇게 생각하셔야 합니다.
서류 검토는 탈락자를 고르기 위합니다.
말 그대로 옥의 티를 골라서 버리고, 그 중에서 다시 옥을 고르는 작업을 합니다.
그래야 서류 검토 과정을 더 빨리 진행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업무에서 시간은 매우 중요한 변수기 때문에 담당자 입장에서 꼭 체크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자기소개서의 글을 잘 쓰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 '간결하게' 쓰도록 해야합니다.
- 오탈자가 없도록 '치밀하게' 써야합니다.
- 읽는 사람 입장에서 쉽게 이해하도록 '생생하게' 써야 합니다.
그래야 손쉬운 탈락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특히 세번째 '생생하게' 쓴다는 것은 너무 어렵습니다.
두번째 의문사항 읽는다면 과연 무엇을 읽을까?
제가 면접관으로서 참여를 해보니, 금방 알게 되더군요.
대부분 자기소개서는 첫번째 혹은 마지막 질문으로 '지원동기' 혹은 '입사 후 포부'를 묻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전에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바로 '조직은 어떤 사람을 원하는가' 입니다.
신입이나 상대적으로 경력이 미약한 사람들에게 조직에서 요구하는 업무 수준은 그렇게 높지 않습니다.
신입을 채용한다는 것은, 데려다가 키울만한 사람을 뽑는다는 의미입니다.
인사채용담당자 혹은 면접관 눈에 두 항목에 대해 가장 주의깊게 보는 이유가 있습니다.
정말로 우리 조직에 들어오고 싶어하는지, 그 여부를 짐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부분이 가장 쓰기 어렵지만, 제일 정성을 들여 써야 되는 이유가 있습니다.
채용을 하는 입장에서 들어와도 금방 나갈 사람이라면,
아무리 실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합격시키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수준에 맞는 지원도 중요하지만, 나에게 '맞는' 지원을 해야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인사채용담당자에게는 이를 구분하는 눈(관점)이 훈련되어 있거든요.
물론 가끔 오류를 내서,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ex) JYP를 나와서 대성공한 아이돌 가수들을 보면 꼭 사람의 눈이 정확하진 않은 것 같습니다.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를 알아봐주길 기대하지 마시고,
내가 회사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이를 향상시킬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내용을 문장에 담아내야 합니다.
이것이 지원동기, 입사후 포부에 내용에 논리적, 합리적으로 포함되어 있어야 합니다.
기업은 '뚜렷한 계획'을 매우 좋아합니다. 자신의 입사후 뚜렷한 계획을 세우고 있고,
충분한 실현 가능성, 그리고 기업의 성과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어필해야 합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조직에 무조건적 충성에는 반감을 드러내는 경우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런 말이 있죠. "뻐를 묻겠습니다!!"
말이 안되죠. 조직에서 이런 사람을 원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됩니다. 막연하거든요.
세번째 의문사항 자기소개서, 과연 면접관이 읽어보기나 할까?
정말 운이 좋게, 면접장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마주치게 될 사람(면접관)은 당신의 자기소개서를 읽지 않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게 정성들여 쓴 자기소개서인데....)
아니, 인사채용담당자가 면접 전에 미리 공지하고, 면접법에 대해 교육하고
자소서를 넘겨줬지만, 업무를 하다보니 꼼꼼하게 읽지 않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현업에 치이다 보니....) 그리고 이런 점에 대해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
솔직히 말하면 여기서부터는 진짜 자신의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그래서 자기소개서 속의 이야기(문어체)를 구어체로 표현해야합니다.
때론 직무에 따라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자신이 자소서를 쓴 사람이, 본인이라는 것을 증명해야 합니다.
자소서 속 사람처럼 난 멋있고, 스마트하고, 충분히 합격할 만한 역량을 갖출만한 사람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이등병의 심정으로 쿡 찔러도 나올 수 있도록 말입니다. 단, 자신의 페이스는 잃지 않는 선에서 말이죠.)
그래서 세가지 당부사항을 드립니다.
첫번째 자소서는 자신의 힘으로 제대로 써야 합니다. 대신 단순 자랑은 금물입니다.
정성들여 쓰지 말란 말이 아니다. 제대로 써야 한단 말입니다.
간혹, 면접을 보면, 자신이 쓴 내용임에도 기억하지 못하는 지원자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의 힘이 아니라, 남의 힘을 빌린 경우죠. 이는 100% 떨어집니다. 이미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죠.
특히 경계해야 합니다.
그래서 문장력을 키워야 합니다. 뻔한 이야기라도 극적으로 구성하여 도드라지게 보이도록 해야합니다.
자신이 쓰지 않고, 남이 써준 내 이야기에는 힘이 실리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회사에서 하고 싶은, 혹은 할 수 있는 실질적인 일을 이야기해야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보다는 들어와서 OOOO 분야에서 ㅁㅁㅁ해서 두각을 나타내고 싶습니다.
이런 이야기가 좀더 설득력이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주장에 대한 명확한 근거는 필수겠지요.
간혹 자신이 해외 혹은 남들이 쉽게 하지 못한 신기한 경험을 자소서에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장 경계해야 하는 부분으로, 자칫하면 자기자랑으로 비춰질 수 있습니다.
'나 이런 것 해봤소'가 아니라 이런 것 할때 어떤 느낌이었고,
그걸 통해서 난 어떤 느낌을 갖게 되었는지, 그와 비슷한 경험은 어떤 것이 있고, 어떤 차이점이 있었는지 등
보다 구체적이지만, 스토리텔링의 기법으로 쓰여질 수 있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두번째 글이 자신 없다면, 디자인으로 승부해보세요.
최근 들어, 입사지원할 때, 자기소개서 이외에 추가 파일 제출이 가능한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글 그리고 문장력에 자신이 없다고 한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해보시기 바랍니다.
관심있는 내용을 보기좋게 잘 정리하는 것도 능력입니다. 바로 Curation의 힘이죠.
자신의 Identity가 적극적으로 드러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최근에 직무전문성을 관련 경험을 통해서 확인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남들보다 보다 뛰어난 직무전문성을 드러내는 것은 어렵다면,
다른 능력을 보여주는 것도 답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대학원에 갈때, 그리고 직종을 전환할 때
과거의 경험 및 작성했던 레포트들을 요약 정리해서 포트폴리오로 추가 제출한 이후,
합격을 했거나 그와 유사한 상황까지 올라간 경험이 있습니다.
의외로 디자인 뿐 아니라, 기획, 마케팅 등의 타 직무에서 제출해서 가산점을 얻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한번 쯤 고려해보시기 바랍니다.
세번째 스토리가 없다면 스스로 직접 만드시길 바랍니다.
(내가 인내심, 열정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스펙을 위해 각종 해외연수부터 익스트림 까지 이력서 한 줄을 위해서 다양한 경험을 추구한다고 합니다.
이는 단순한 자랑으로 비춰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자랑이 아닌, 세상을 살아가는 힘을 얻기 위해서 했던 용기있는 행동이었다던지,
나를 포장하기 위한 것이 아닌, 내적 성장을 위한 진정성 있는 행동이었음을 말입니다.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에피소드를 발견하고, 이를 나의 삶 속의 가치와 연결시키는 것,
충분히 매력적으로 보여줄 수 있습니다.
제 경험을 말씀드리면, 저는 6년 전 더 나이들기 전에 식스팩을 갖고 싶어서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마침 다니던 헬스장(강남에서 가장 큰 곳 중 한 곳)에서 Body Challenge 대회를 했고,
참가해서 당당히 1등을 했습니다.
- 2달이 넘는 시간 동안 퇴근하면 늘 운동을 했고,
- 절식(술, 고기 금지 1일 1식)과 운동(매일 3시간) 꼭 지켰습니다.
그래서 좋은 결과를 낳았던 것이죠.
물론 지금은 도로아미타불이 되었지만,
그런 과정과 결과에 대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이듬해 이직 할때 이런 스토리를 자기소개서에 썼더니,
저는 어느새 인내심, 열정, 노력 등이 넘치는 지원자가 되어있더군요.
그래서 해당 면접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확실한 근거를 가지고, 그걸 통해서 내가 느낀 점에 긍정ㆍ부정적 내용을 모두 적어주세요.
무조건 '긍정'적인 것도 때론 독이 될 수 있거든요.
글을 마무리 하며,
채용을 하는 사람도, 지원하는 사람도 누구를 뽑아야 할지, 내가 합격할지 알 수 없습니다.
자기소개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간혹 OOOO기업에 합격한 자기소개서 라고 해서 마치 대학교 족보 처럼 온라인 상에서 유행하는 경우를 볼 수 있었습니다.
"과연 그렇게 쓴다고 내가 합격할 수 있을까요?"그건 그 사람이기 때문에 합격한 것입니다.
나 다운 것이 무엇인지, 내가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
내 이야기를 자기소개서에 담백하게 담아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 담백함이 최소한 서류심사에서 떨어지지 않는
혹은 충분히 매력적인 자신만의 이야기가 될 수 있습니다. 이 점을 유념하여 자소서를 써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