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에게 정치력을 요구하지 말자
아부와 읍소가 왜 직장인의 필수 역량으로 풍자되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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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어가고, 연차가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되었던 것 같다. 멀다고 생각했던 정치가 곧 필자의 삶에 생각보다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을 여러 차례 경험한 이후에는 정치에 영향을 줄 수는 없어도, 악영향으로부터 멀찍이 떨어지기 위한 준비는 늘 하고 있었던 것 같다.
정치는 사회 또는 특별한 직책 또는 역할과 책임에 근거해 나라에서 관장하는 선출직 공무원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평범한 직장인에게도 정치는 중요하다. 조직 속 개인도 자신의 영향력의 범주 내에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맡게 된 직책에 따른 역할과 책임이 있고, 이를 훌륭하게 쌓아감으로써 더 놓은 권한을 맡게 된다. 이를 승진 및 승급이라고 부른다.
문제는 그 과정 속에서 우리들은 자신의 능력 및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반대로 무능력을 드러내기도 한다. 피터의 원리(Peter’s Principle)에 따르면, 모든 근로자는 자신의 무능력을 드러낼 수 있을 위치까지 승진이 가능하다고 했다.
보통은 실무자로서 매우 뛰어난 실력을 보였던 담당자가 어느 날 책임자(팀장)가 된 이후에는 기대만큼의 성과를 만들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특정 개인의 리더십을 탓할 수만은 없다. 태어날 때부터 남을 이끄는 리더십을 갖춘 이가 몇이나 될까. 그들의 리더십을 개발할 기회나 올바른 성장 방향성에 대해 조직에서 적절한 가이드를 해줘야 하는데, 우리 조직은 그럴 여유가 없는 곳이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요구를 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개인의 성과도 모자라 팀의 성과를 만들어오라고 닦달을 한다. 당연히 이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합리적인 기준과 잣대를 들이대지 않는다. 그저 결제 라인 바로 위 아니면 그 윗사람에게 얼마나 좋은 인상으로 비쳤는가가 중요하다. 우선적으로 ‘성실함’은 기본이고, 평소에 어느 정도나 헌신했는지가 중요한 평가 척도가 된다.
(본문에서 계속)
덧붙이고 싶은 이야기
정치력이 '처세력의 1순위'가 되지 않길 바란다
2012년 6월 개봉한 본 영화는 무려 50만명에 가까운 관객수를 기록하면서 생각보다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위 포스터의 웃지 못할 제목과 내용 등은 철저히 우리 직장인들의 애환을 담았다. 사실 애환이라기보다는 비꼬기나 비틀기에 가까운 풍자였다. 영화를 보는 내내 웃을 수만은 없었다. 예전 직장인 속에서 내가 욕을 했던 몇몇의 캐릭터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또한 적어도 누군가 나를 평가할 때는 영화 속 혀고수(성동일), 동식(송새벽) 둘 중에 하나를 떠올린다면 서글플 것 같다. 분명 나 또한 둘과 비슷한 모습을 보인 적이 있고, 그걸 기억하는 누군가가 지우고 싶은 기억을 끄집어내 줄 테니 말이다.
우리네 조직 고유의 특성과 문화 등은 유사 이래 치열하게 양적 성장만을 좇아온 결과물 중에 하나이다. 대부분의 기업이 오너리스크 속에서도 굳건히 기존의 문화와 구조를 고수하면서도 충분히 뒷받침되는 것이 가능한 개개인들의 성실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전체적인 시장의 궁핍함 또한 한몫을 했다. 모두가 잘 살지 못했기에, 열심히 사는 것이 곧 도덕적 기준 중에 하나가 됐다. 성실함이 곧 누군가를 평가하는 잣대로 자리 잡게 되고, 대부분 최소한의 끼니 걱정을 덜게 된 현재도 직장 내 제 1순위가 되었다.
그리고 이를 무기로 하여, 자신의 성실함을 통한 '리더에게 잘 보이기 위한 문화'는 직장인 모두에게 요구되는 덕목으로 자리 잡았다.
"자신의 성실함을 남에게 알리라."
첫 번째 들어간 중소기업 속 사장님은 이 부분을 매우 강조하셨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가장 먼저 먹이를 먹는다」라는 신념 아래, 근무 평가를 성과가 아닌 100점에서 자신의 눈 밖에 나는 행동, 예를 들어 지각을 포함 시간을 준수하지 못하는 행위 등을 통해 성실성 점수에 (-)를 가하여 평가했다.
당연히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나름의 처세가 필요했다. 사장님이 보이는 곳에서 열심히 일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굳이 열심히 일할 이유가 없었다. 비즈니스는 충분히 안정화되었고, 꾸준하게 자신의 일만 하면 되는 구조였기에 많은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없었다. 그저 리더의 눈 밖에 나지 않으면 충분했다.
두 번째, 세 번째 그리고 그 이후의 여러 직장을 거쳤지만, 그때마다 리더는 자신에게 '복종'하기를 바럤다. 그게 단지 노골적이고 직접적인가 아닌가에 따라 다른 것이다. 물론 상명하복을 통해 리더에게 충성심을 보여주는 것은 맞다. 하지만, 하나의 목적에 부합하는 행동(과정)은 모두가 바라는 결과를 지향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거침없이 하이킥 중 한 장면예전 '거침없이 하이킥' 시트콤에서도 웃지 못할 상황이 나온다. 이른바 이순재 상, 시상 부문을 나누어 이순재 원장의 마음에 드는 이에게 상패와 상장, 상금 등을 수여한다고 한다. 우리네 직장도 이와 다를 바 없다. 참고로 '이순재 상'은 2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그저 열심히 하는 것은 미덕이다. 결코, 우리 모두가 바라는 결과를 위해 필요한 필수불가결의 조건이 아니다. 물론 하나의 원칙처럼 조직 모두가 지켜나가도록 노력하는 것이 될 수는 없다. 모 기업의 "9시 1분은 9시가 아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처럼 활용해야지, 누군가에게 무자비하게 강요하는 것과는 거리가 두어야 한다.
우리 그냥 일만 하면 안 되나요?
약간의 분위기 전환용 Small Talk는 어디든 필요하다. 일종의 Ice Breaking 용으로 시사 상식부터 연예 스포츠까지 일을 제외하고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직장 내에서 대화를 하며, 이 부분에 대한 다양햔 연구에서 이런 부분을 오히려 강화하라고 말할고 있다.
단, 일하지 말고 잡담하라는 것이 아닌, 일을 보다 세밀하고 완성도 있게 하기 위한 노력도 함께 하라는 뜻이다. 조직의 본질은 모두가 바라는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고, 그 목적 자체가 일하는 중에 모두에게 동일한 수준으로 흐르도록 해야 한다.
딱 Business Friendly 하면 된다일을 잘하기 위한 것 그리고 동료들과의 친교 활동 중에 우선순위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일은 하되, 그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직장 내 분위기를 고려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리더가 이끌어야 하는 것이다. 모두가 리더의 말을 듣고 따르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과한 아부와 읍소를 평가하고
고성과자의 직무를 전환 배치하라
하지만, 많은 기업에서 무능력한 이들이 자신의 무능력을 보완하기 위해 때로는 정치력을 악용하거나, 오히려 특화시키는 것의 직간접적 피해를 당하고, 당한 이들의 피해를 보면서 오히려 이런 이들의 아부력을 평가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고객을 직접 상대하는 일로 전환하는 것이 어떨까이들의 직무를 전환하여, 아부의 대상을 지정해주고, 그들이 가진 역량을 오히려 역이용하는 것이다. 고객을 향한 끊임없는 아부의 행위, 진정성 있는 읍소를 통해 오히려 고객이 기업에게 보다 친근한 인상이나 이미지를 갖도록 하는 것은 어떠할까.
기업 속 관계자가 잘 보여야 하는 대상은 오로지 고객이다. 그들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과 조직의 성장을 가늠할 수 있다. 고객을 위한 아부와 읍소는 오히려 기업에게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아부의 왕이 싫거든, 진짜 전문성을 쌓아라
만약 아부의 왕, 리더에게 일을 통해 총애를 얻고 싶거든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일을 선택할 때부터 자신이 전문가 혹은 오래도록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일을 우선시하라고 말하는 것이다.
조직 내에서 통하는 전문성이 조직 밖에서도 통할 수 있도록 조직에 있을 때 실력을 키워야 한다예를 들어, 마케팅이면 스스로가 생각하는 마케팅이 무엇이고, 조직에서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하며, 이런 역량을 내 안에 쌓기 위해서는 평소에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시도해보는 것이다.
만약, 직무 및 종사한 기업 또는 산업에서 나름 만족했고 스스로 달성했고 생각한다면, 꾸준하게 한 직장에서 머무르고 그 안에서 충분한 실력을 쌓기 위해 약간의 아부 또는 읍소가 필요하기는 하다. 하지만, 그것이 주특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
당신의 주특기는 당신의 직무 안에서 찾아야지, 직무 또는 조직 밖에서 찾으면 앞으로의 직장 생명을 보장할 수없다. 끊임없이 자신이 바라는 미래의 모습을 그리고, 여기에 가까워지도록 자신을 단련하는 것이다.
그래서 조직을 떠나기 전에 충분히 갈고닦아야, 조직을 나와서도 자신이 바라는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다. 그래서 직장 생명 연장의 비밀은 조직 속의 내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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