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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직스쿨 김영학 Dec 29. 2018

당신은 기능(機能)하고 있는가

조직이 요구하는 기능을 통한 숙련의 함정,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

지면 관계상 하고 싶은 모든 이야기를 담아내는데 한계가 있어, 담지 못한 이야기 등을 추가로 하거나, 그 이상의 생각 등을 적고자 합니다. 되도록 원문은 해당 사이트에 가서 보시고, 뒷 이야기는 브런치에서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구독해주시는 분들과 풍성한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조직에서의 내 존재감은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라는 질문에 대해 우리는 각각 다르게 대답한다. 어떤 이는 평가의 대상이 가진 ‘직책’에 주목한다. 예를 들어 대표 또는 조직의 리더 그룹일 경우에는 당연히 영향력의 폭과 깊이가 다르다고 말한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만약 조직 속에 전문 경영인과 오너가 함께 있다면, 그래서는 안 되지만, 보통은 오너의 말을 들어서 목적을 달성해야 하는 사원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또 어떤 이들은 지니고 있는 ‘직무’에 주목한다. 조직이 다루고 있는 비즈니스가 무엇이고, 그 안에서 중요한 역할을 어떤 직무가 수행하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당연히 마케팅 에이전시에서는 ‘AE 직무’가 핵심이고 제조에서는 생산과 영업이 쌍두마차를, IT 개발은 당연히 ‘(리소스) 개발과 고객 발굴 및 유지’가 중요 직무가 될 수밖에 없다.


안타깝게도 우리 대부분은 직무보다는 직책에 더욱 주목한다. 일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보다 철저하게 ‘사람 중심의 기능(技能)’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기능(機能 - 능력에 따라 일정한 분야에서 하는 역할과 작용)이 아닌 기능(技能 - 육체적, 정신적 작업을 정확하고 손쉽게 해 주는 기술상의 재능) 말이다.


이 둘의 차이는 분명하다. 무언가를 가능하게 함에 있어 기능(機能)은 사람보다는 주어진 역할과 책무에 집중한다. 일에 집중해 일이 되는 방향에서 일을 그저 일로 보는 것이다. 당연히 전제조건은 조직은 직무의 합이고, 조직의 목적과 목표에 맞게 직무 시스템을 언제든지 손볼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당연히 직책보다는 직무를 우선적으로 보고, 목적에 부합하는 유연한 시스템 구축, 그 속의 개인이 담당하는 직무의 범위는 비즈니스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본문에서 계속)



덧붙이는 글
숙련가의 생존을 보장할 수 없는 세상

며칠 전 미소페 국내 공장의 폐업 소식에 참담한 심정이었다. 또 다른 측면의 숙련가들이 자신의 일자리를 본의 아니게 잃게 된 꼴이 되었다. 국내에 여러 뉴스가 많았기에 굵직하게 다루어지지 못했지만, 메인 뉴스에서 보도가 될 만큼 큰 파급력을 가진 뉴스였다.


하청 및 도급, 원청과 하청 간의 계약 관계 그리고 매출 및 이익과 관계없이 무자비하게 기습 폐업을 했다는 기사가 핵심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거기에 있지 않았다. 수년에서 수십 년 같은 자리에서 묵묵하게 그 일을 했던 이들이 한순간에 일자리를 잃은 것이다. 


이들의 죄는 하나다. 회사에서 시키는 데로 그저 열심히 일을 했을 뿐이다. 그 결과로 조직이 요구하는 기능을 충족시키기 위해 자신의 기능을 갈고닦은 죄 밖에 없다. 그것만 열심히 하면 계속 이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떤 시스템 속에서 회사와 개인 또는 그룹에 어떠한 계약 관계에 의해 일을 진행했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자신들의 기능적 우수성에 대해 의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기에 안심하고, 그 기능을 더욱더 갈고닦아서 빠르고 정확하게 제품을 생산하는 것에 노력했을 것이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위와 같은 접근에서 그친다. 그저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과 책임을 더욱더 잘하기 위해 연마에 연마를 거쳐서 특정 수준 이상의 무언가를 만드는 기능을 갖추는데 노력할 뿐이다. 하지만, 그게 오히려 더 경쟁력을 하락시킬 것이라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또한 나 보다 더 나은 조건에서 해당 기능을 제공할 수 있을 이들이 어디든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닫아버린다. 이를 조직이 닫는 것이 반, 조직에 머무르는 동안에 시야가 닫히는 것이 반이다. 한 조직에 오래 있으면 있을수록 새로운 일을 도전하는 에너지와 역량이 점차 줄어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그래서 이직스쿨에서는 조직에 있으면서 바깥과의 네트워크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말라고 조언한다. 그것이 평소에 쓰는 SNS 또는 각종 온오프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필요한 정보를 통해 변화의 흐름을 포착해야 한다고 말이다.


가끔 이를 조직 안의 선배들로부터 얻으려고 하는 이들이 있는데, 그것도 오래가지 못하는 세상이다. 이미 그들이 한 번 이상 걸었던 길이고, 그게 나도 통하거나 지속할 수 있다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무엇도 확실한 것은 없다.


그래서 현시대에 어울릴 수 있는 캐치프레이즈가 필요하다. '빠르고 정확하게'가 아니라, '정확하게 빈틈없이' 말이다. 빠르다는 것으로부터 차별화는 얻기 쉽지 않다. 그것보다는 다소 느리지만 정확하게 빈틈없이 자신의 일, 그 일과 연결된 다양한 이들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돌고 하는 것, 그 결과는 이전보다 더욱 개선된 지속가능성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똑같은 일을 하더라도, 빠르게를 우선시하는 이보다, 정확하게 하는 것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이가 결국에는 더욱 빠르게 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자신의 기능상의 효율성(쓰임새)만 생각한 숙련보다는 효과성에 연관된 전략이 더욱 요구되는 시대이기도 하다.


그만큼 기능(機能)과 기능(技能)의 차이점은 다소 유사할 수 있지만, 분명 다르다. 그리고 다른 개념이지만, 이를 조직 안 또는 밖에서 보는 것에서도 다르게 이해될 수 있다. 그만큼 같은 일이라도 어떤 관점에서 수립된 목적 및 목표에 따라 다른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무조건 숙련되는 것은 다소 위험할 수 있다. 지금 자신이 하는 일이 무엇을 숙련되는 것에 집중된다면, 그 숙련의 깊이에 완성도를 두기보다는 범주를 넓히는 것으로 관점을 바꿔보자. 어떠한 영역이든 넓게 가지 못하면 깊거나 더 멀리 가는 선택을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세상이다.


내가 숙련되고 싶은 기술 보다는, 내가 얻고 싶고 되고 싶은 내 상태에 집중이 필요하다. 그 조건으로 특정 기능의 수행도를 높이는 것이지, 내가 특정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조직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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