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은 익숙해질 때까지, 단 숙련되는 것을 거부해야 커리어를 쌓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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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코칭을 받으러 온 사람이 물었다. “이 일을 얼마나 언제까지 해야지 편해질까요?”라고 말이다. 참고로 그는 경력도 꽤 있고, 남들이 볼 때 그다지 문제가 없어 보이는 사람이다. 일도 큰 문제없이 해내고, 지금 코칭받는 어젠다와는 크게 동떨어진 질문이었다. 그래서 “왜 그런 질문을 하시는 거죠?”라고 했더니, 그 대답이 뜻밖이었다. “아무리 일을 해도 일 자체가 편해지지 않아서요.”
아마도 이 사람이 정의하는 일은 매일같이 현업에서 반복해하는 일(행위)은 아닐 것이다. 계속해서 새로운 일이 만들어지고, 그 일을 하나둘씩 수습해 가는 것에 벅참을 토로하는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우리가 하는 일을 절대적으로 ‘숙련의 영역’에 두려고 하는 것이 매우 바보 같은 생각임을 말이다.
21세기 지금의 일은 결코 숙련의 영역에서 바라볼 수 없다. 우선 과거에는 생각조차 못했던 속도로 매일 같이 변화를 겪고 있으며, 이런 변화 속에서 나 스스로의 가치를 조직 및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뽐낼 수 있는 기반을 매일 같이 쌓아가야 한다. 따라서 숙련은 생각조차 하기 어렵고, 굳이 이를 표현하자면 ‘익숙함’ 정도로 말할 수 있겠다.
따라서 특정 아이템 및 카테고리에 국한되기보다는 관련된 여러 문제를 다뤄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면서 점차 일에 ‘익숙한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그 문제는 ‘특정 기능’이 작동되지 않는 간단한 문제를 말하는 것, 예를 들어 작동이 멈춘 기계 속의 원인을 찾고, 이를 교체 또는 고치기만 하면 되는 것을 말하지 않는다.
이는 모 조직 속에서 원하는 문제를 찾고, 이와 연결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입장과 중요한 이들과의 관계가 깨지지 않는 차원에서 적절한 솔루션을 제시함과 동시에 이를 직접 실행에 옮김으로써 다음에 이어질 일까지 도모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특정 부분의 기능만을 개선한다고 해서 전체가 느닷없이 좋아지거나 더 이상 손볼 필요가 없을 정도로 나아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조직의 일을 ‘무한의 피드백 루프’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분명 일을 끝냈음에도 불구하고 이어서 새로운 일이 시작되고, 그 활동 또한 이전의 활동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활동이며, 동시에 조직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활동임을 묵시적으로 알아야 한다. 당연히 현재의 활동은 다음 활동이 이미 기획되었기 때문에 진행되며, 그 결과에 따라 다음 활동의 진행 여부와 이를 위한 구체적인 내용이 변경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본문에서 계속)
덧붙이는 글
포기하지 않고,
(원하는) 커리어를 쌓는 이가
결국, 전문가로 성장한다
많은 직장인들이 커리어를 쌓아 전문가로 성장하는 것을 꿈꾼다. 하지만, 실제로 실현하는 이들은 찾아보기 어렵다. 단지 우리가 아는 것은 "극히 일부의 사람들만이 운 좋게(?) 자신만의 커리어라고 볼 수 있는 과정을 통해 누구도 쉽게 가지 못한 길을 간다"는 사실이다.
뱁새가 황새의 사정을 궁금해한다. 뱁새도 황새가 되고 싶기 때문이다. 여기서 황새는 자신만의 커리어를 꾸준하게 쌓아 대체 불가의 전문가가 이미 된 인물들이다. 그렇지만, 그들이 가치가 있다고 느끼는 것은 '쉽게 되기 어려운 무언가'를 이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각종 미디어에서는 이런 분들을 모셔서 다양한 형태로 보여준다. 그들의 인터뷰를 실어서 그들의 성공 요인을 찾아보기도 하고, 때로는 각종 콘텐츠를 통해 수많은 황새들을 모집하기도 한다.
그런데 어떤 곳에서도 "저 사람만큼만 하면 당신도 될 수 있어요"라고 노골적으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누구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기업이나 개인이나 특히 사람이 한 일 중에 '성공 또는 그에 가까운 일'에 대해서는 특정 원인을 꼽기 어렵다. 한 마디로 말해 운칠기삼이다. 그냥 하늘이 도운 것뿐이다.
소위 '아다리가 맞았다'라고 밖에는 볼 수 없다. 운명이라고 해도 좋다. 황새가 했던 모든 일들을 뱁새가 할 수 있을지도 만무하지만, 무엇보다 황새의 Must do를 아무리 열심히 한다고 해도, 뱁새는 결코 황새가 될 수 없다.
그들처럼 되고 싶다면
Must do 보다는
'Must do not'부터 알아야 한다.
커리어(Career)는 직업적인 활동 Task와 Job을 통해 이루어지는 일정한 탑과 같은 존재이다.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끝은 보고 싶다. 그래서 나름대로 노력은 하지만 잘 되지 않는다.
그래서 롤모델을 찾고, 그들과 닮기 위해서 그들이 하는 것들을 찾아서 하나둘씩 쌓아나가기 시작한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전혀 다른 모습이 되어 있다. 문제가 뭘까.
첫째, 커리어(목적 및 목표) 달성의 원리를 잘못 이해한 결과이다. 우리가 좇는 모습은 '특정 단계'라기보다는 '특정 상태'에 가깝다. 따라서, 그들을 계속 관찰하고 그들이 어떤 단계를 거쳤는지를 보기보다는 그들이 무엇을 '지향'하는지를 우선 살펴볼 필요가 있다.
롤모델(황새)은 결코 가만히 있지 않는다. 그들도 계속 성장한다. 그들의 성장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워서 나와 그들이 무엇이 다르고 또한 비슷한지를 살펴봐야 한다. 무작정 따라 하면 그냥 카피켓이 된다. 그럼 당연히 아류로 인정받아 좋은 가치로 자리매김하기 어렵다.
둘째, 그들이 하는 것(do)보다는 그들이 하지 않는 것(do not)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무작정 따라 하려고 그가 하는 모든 것에 관심을 갖지만, 사실 그보다는 그가 다른 이들과는 다르게 하지 않는 것이 있을 것이다. 당연히 그도 사람이기에 대(大)를 위해 소(小)를 희생할 것이다. 그 소(小)가 무엇인지 찾아보고 나도 그런 선택을 할 수 있는지 시험해봐야 한다.
예를 들어, 학창 시절 공부 잘하던 친구가 있었다. 그는 그 또래가 즐기는 것들을 포기하고 살았다. 점심시간을 제외한 쉬는 시간에는 화장실 용무 이외에 오로지 수업 준비를 했다. 겉으로 볼 때는 그냥 공부 벌래라고 볼 수 있겠지만, 대단한 인내심의 소유자이다. 놀고 싶은 마음을 참고,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한 것이다.
셋째, 그들은 시작하면 멈추지 않는다(Do not Stop). 이른바 중단을 하지 않는 것(do not)이다. 무언가를 지속하는 힘은 어느 정도의 습관이 되기까지 오랜 노력이 필요하다. 그걸 '숙련'이라고 착각하는데, 사실 그 보다는 높은 수준의 경지가 바로 '습관 형성을 위한 습관'이다.
그들은 목적 및 목표로 한 것의 달성을 위해 적합한 Activity를 습관화하는데 남들에 비해 탁월함을 보인다. 당연히 모든 분야는 아니고, 그들 각자가 가진 재능이 쉽게 발휘될 수 있는 영역을 알고 있다는 뜻이다.
넷째, 그들은 스스로의 상태를 너무나 잘 안다. 아마도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등을 효과적으로 기획하고 달성한다. 여기에 시행착오를 겪게 되면 목표를 수정하여 방향을 잃지 않는 것으로 전환한다. 이른바 '아님 말고' 식으로 일을 하고, 그 자체에 더 큰 의미를 쉽게 부여할 수 있다.
당연히 새로 시작하는 것을 지속하기 위해 기존의 활동들로부터 일정한 효율성을 얻은 이후에 내 안의 무언가를 시작하거나 멈춰야 한다. 당연히 이때 선행되어야 할 것이 Do not의 활동인데도, 대부분 거기에 무작정 Do, Do, Do 하려고 하다 보니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것이다.
단기 목표도 장기적인 커리어도 이와 같은 류로 해석이 가능하다.
인간이 가진 에너지는
늘 한정적이기 때문에
무언가를 시작하기 위해
우선 무언가를 포기해야 한다.
그렇다면 내가 황새가 되기 위해서는 나 자신과 현재 하는 일에 대한 객관화를 동시에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내가 쌓고 싶은 특정 상태가 잘 도드라지는 커리어(탑)의 모양을 기회하여, 여기로 나아가기 위해 하지 말아야 할 것과 꼭 해야 할 것을 그때마다 분류하여 추진해야 할 것이다.
이는 우리가 되려고 하는 모습도, 우리가 만들려고 하는 비즈니스도 같다.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부터 정해야만 나머지를 가지고 무엇부터 할지를 결정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만치 내가 세운 목적 및 목표가 도망가는 것 같다.
그래서 비즈니스도 커리어도 재미있다. 원하는 목적 및 목표가 있지만, 그걸 달성했다고 느끼는 순간, 저만치 도망간 것 같다. 가끔은 영영 잡을 수 없어서, 도중에 포기하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다. 기왕 시작한 것이기에 멈출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이 커리어가 가진 성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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