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해의 끝

신생모의 육아 에세이

by 아란


또 한 해가 간다.

우리 아가는 쑥쑥 자라가고,

나는 조랑조랑 늙어가고.

처음 겪는 육아에 미칠 것 같이 힘들다가도

다시 애교 넘치는 미소 한번에

그 질주하던 마음이 고요해지는 그런 반복.


내가 가진 것은 쪼개진 시간들 밖에 없는데

나의 그 시간 틈에 누군가를 끼워맞춰

나와 얘기해달라고 조를 수는 없는 일-


그래서 아이를 기르고 시를 쓰는 건

참 고독한 일이다.

별이 헤쳐뜨는 시간에

혼자 책을 읽고

그러다 혼자 조금씩 생각을 적어보고

그리고 그 다음에 다시 멈춘 생각을 미뤄두는 그런 반복.


그렇게 하나를 쓰고 다듬는 시간은 느리기만하고

하루하루를 달리는 나는 정신이 사납도록 빠르게 시간을 보낸다.


그래,

이런게 삶이지.

이런게 여자고 엄마고

그리고 시가 되는게지.

keyword
이전 09화분리 불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