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란 Jul 26. 2021

발레, 그 까짓거

마흔에 시작하는 발레

발레에 대한 인식이 보편적이지 않음을 안다. 당장 나부터도 그랬으니까.


언뜻 보기에 느릿느릿 사뿐사뿐 하는 듯 해서 그다지 힘들이지 않고 스트레칭 조금씩 할 수 있는 정도였다.

막상 들어선 발레의 세계에서 나의 무지함은 여지없이 흔들렸다.


발끝을 정렬하고 허리를 곧게 세우고

꼬리뼈를 안으로 밀어넣고 골반에 힘을 꽉 주고

갈비뼈를 쪼이듯이 닫으면서

어깨에 힘들 빼고 목을 길게 뽑는 동작을


'동시에' 한다.


이렇게 자세를 잡고 5분만 지나도 인중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는데

그동안 내 몸은 무얼하고 살았길래

고작 허리펴고 서있는데 땀이 흐르고 바들바들 떨리는가를 실감하게 된다.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서는 무릎을 굽혔다 폈다 하며 플리에 동작을 하는데

이 동작은 장차 모든 발레 동작의 기본으로

나의 발목이 몸 전체를 지탱하는 스프링 같은 역할을 위한 것.

나의 관절, 연골을 단단하게 단련시키는 느낌이다.


물론 이 동작도 위의 기본 자세를 유지하면서 한다.


누가 그랬는가. 

발레 그까짓거,

예쁜 옷 입고 사뿐사뿐.


우아하고 힘 안드는 게 아니라

우아해보이고 힘 안들어보이게 하지만

진심으로 미친듯이 '빡쎈'운동이었던 것이다.


운동이 아니라 예술이어야 하므로 

힘들어도 절대로 티내지 않아야 하는

고강도의 운동의 총집합체였다.







매거진의 이전글 비기닝 취발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