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약만큼 효과가 있다면 과장일까?
최근 달리기 붐이 일어나며 달리기의 여러 긍정적인 영향력들이 조명되고 있다. 심폐지구력의 증가나 심혈관계의 건강 증진은 물론, 직관적으로 별로 관련 없어 보이는 우울, 불안과 같은 정신적인 문제의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달린다는 행위는 생각보다 몸뿐만 아니라 뇌에 영향을 준다. 사실 모든 육체적인 행위는 뇌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뇌 자체가 사람의 몸을 움직이기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달리기는 힘을 쓰기 위한 큰 근육들 뿐만 아니라 달리는 자세를 유지시키기 위한 협응근들을 컨트롤하기 위해 뇌에 큰 자극을 준다.
그로 인해 뇌에서는 달리는 동안 우리에게 안정감을 주고 결핍이 될 경우 우울증이 생긴다고 알려진 세로토닌을 비롯한 여러 신경전달물질을 분비시켜 주고, 무엇보다 뇌신경영인자(BDNF; 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의 생성을 증가시켜 주거나 기억력을 담당하는 해마를 활성화시키는 등의 작용을 해 새로운 학습에도 도움을 준다. 그래서 달리기를 하고 난 후에 무언가를 공부를 하면 훨씬 더 효율이 좋다고 한다. 운동 후에 '머리가 맑아지는 것 같다'라는 관용적인 표현이 사실은 생물학적인 근거가 있는 말이었던 것이다.
이런 이유로 정신의학계에서도 내담자들에게 달리기를 권유한다. 물론 신체적인 제약이 있거나 격렬한 운동을 하기 어려운 중증 우울 환자들에게는 약물 및 심리상담 치료가 병행되거나 다른 수단이 필요하겠지만, 아주 느리게, 약간의 시간이라도 달리기가 가능하다면 약물처럼 일시적인 효과가 아닌, 지속적으로 정신건강을 개선해 주는 훌륭한 수단이 된다.
오늘 하루를 쓸모없이 보내거나 망쳤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지금 당장 밖으로 나가 달려보는 것은 어떨까? 달리기 어렵다면 숨이 찰 정도로 조금 빠른 속도로 걸으며 주변 풍경을 바라보자. 우리의 가라앉은 뇌가 조금이나마 활력을 얻어 이부자리 정리 정도는 할 수 있는 힘을 줄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