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와 오징어튀김

by v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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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생활을 오래 하다 보면 그리워지는 것 중의 하나가 음식이다. 난 사실 밥과 김치가 없어도 전혀 아쉽지 않게 살아가는 한국사람인데 이 날따라 한국에서는 거의 먹지도 않던 오징어 튀김이 먹고 싶어 진 이유는 무얼까? 시장바닥이나 분식점에서 파는 주재료인 오징어보다 훨씬 두껍고 기름에 쩔은 튀김옷으로 감싸진 오징어튀김은 아니고 일식집에서 정갈하고 바삭하게 튀겨져 나오는 그 오징어튀김. 1킬로에 20유로 (한화 약 2만 7천 원) 가까이하는 말도 안 되는 오징어 가격에도 내 욕구는 굴복하지 않았는데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바로 조리법이다. 집에서 못하는 요리가 없지만, 해 먹지 않는 요리가 없지만 튀김은 예외다. 기름이 철철 끓는 냄비에 내용을 물을 넣어 조리하는 그 튀김 말이다!!! 베를린에 이사 온 후 지난 8년간 딱 한번, 온갖 귀한 해산물을 사다 놓고 튀김 파티를 한 적이 있었는데 난장판이 된 주방에 내 스트레스는 절정에 달했고 마리는 괜히 내 눈치 보며 저녁식사를 했던? 정말 뭣 같은 상황이었다. 그 뒤로는 다시는 안한다. 튀김! 그래도 먹고 싶은데 어떡하지? 인터넷을 뒤진다. 이탈리아에 사는 아줌마가 올린 레시피가 그럴듯해 보여 시도해보기로 한다. 오징어에 빵가루와 양념을 묻혀 고온의 오븐에 살짝 구워내는 방법이었다. 결과는? 훌륭했다! 물론 기름에 튀긴 오징어만큼 바삭하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맛있었고 한 동안 오징어 튀김이 생각나지 않을 만큼 먹어 치웠다. 신선한 레몬즙만 뿌려서 맥주와 함께 즐긴 오징어 튀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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