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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로다움 Sep 19. 2023

책육아가 정답은 아닙니다만

해보니 좋더라고요. 시간이 지나면 편해집디다.

  대학을 졸업하고 교직을 이수했다는 이유로 전공과 상관없는 사교육업계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유치원생부터 재수생까지 온갖 연령의 아이들을 만나면서 나름 '아이들 교육'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 맞장구칠 수 있을 정도의 경험을 쌓았다고 생각했는데 아이를 낳고 난 뒤 '내 아이'의 교육은 다른 영역이었다. 특히 육아란 아이들 어릴 때 돌보는 것이니 교육이랑 결이 크게 다르지 않고 손이 좀 더 가는 보살핌 정도로 생각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육아는 어나더 레벨이었다.


 어떤 일을 시작할 때 강의나 책으로 배우고 공부한 뒤 실행하는 스타일이라 책으로 육아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러다 '책육아'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세계에 빠져들었다.

결혼 전에는 점에 가서 마음에 드는 책 한  사서 읽으며 힐링을 했던 터라 나에게 '책육아'는 착붙이었다. 행히 아이도 기질에 맞았는지 책을 즐겼다. 책육아는 그렇게 순항 중이었다.


그러다 둘째라는 큰 태풍을 만났다. 큰 아이와 달리 둘째는 책을 덮고 찢고 씹는 물건으로만 생각했다. "엄마가 책 읽어줄게." 하면서 책을 펼침과 동시에 그림책 표지를 덮으며 씩 웃었다. 침을 질질 흘리며 엄마가 읽어주는 책의 책장을 빠르게 넘기거나 뺏으니 읽어 주는커녕 책이 망가지 않으면 다행이었다.


큰아이처럼 잘 따라오지는 않더라도 이끌어주면 책을 들여다보는 시늉이라도 하지 않을까 했던 엄마의 기대는 초반부터 부서졌다. 어떻게 하면 아이가 책이랑 친해질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했다. 그렇게 둘째 아이와 나 사이의 책 밀당이 시작되었다.

하교 후 간식 먹으며 책 읽는 둘째


결과적으로 둘째는 큰 아이보다 책을 덜 읽는다. 취향에 맞는 책이면 한두 시간이고 집중해서 읽는 큰 아이와 달리 둘째는 초등 2학년이지만 줄글책은 어쩌다가 그림만 볼 뿐이고 학습만화책을 주로 읽는다. 하지만 언니처럼 시간이 날 때마다 책을 꺼낸다. 카페에 가서도 여행을 가서 심심할 때면 책을 꺼내 그림을 따라 그리거나 뒷 이야기를 상상해서 웹툰으로 그린다거나 재밌게 봤던 책을 계속 반복해서 읽는다.

식당에서 음식을 기다리는 시간


책육아로 책에 둘러싸여 자라난 것은 아이들만이 아니다. 나 역시 독서교육전문가로 발돋움하여 많은 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다. 우리 아이들에게 적용해 보니 좋아서 욕심을 내 독서토론리더 과정을 공부했고 그렇게 사서자격증까지 취득해 사서교사라는 경력이 더해졌다.


 여전히 우리 가족은 일요일마다 도서관에서 읽고 싶은 책을 한가득 빌려 거실에 자리 잡고 누워 책을 읽으며 휴식을 취한다. 아이들에게 독서는 공부처럼 머리 아프고 하기 싫은 숙제가 아니라 힐링의 도구가 된 것이다. 그렇게 책육아는 우리 아이들을 독서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들어줬다.



간식 만들면서도 책을 읽는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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