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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훈 Mar 08. 2023

결혼 안 한 남자의 이야기

Unsplash의 Tim Mossholder

몇 개월 전의 일이다. 동네 1년 선배 형을 만나적이 있었다.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형이다.

대학졸업 후, 각자 자신의 일을 하느라 볼 수 없었다.

몇 개월 전 c형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빈소에서 동네 형을 다 봤다.

c형은 공기업을 다니고 있다. 연봉도 안정적이다.

일은 산더미처럼 밀어도 성격이 무던하고

리더십도 있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형이다.

주말에는 서울에 올라와서 지인들과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수상스키나, 스키, 등산, 스킨스쿠버 취미부자다.

b형은 먹는 것을 좋아한다. 미식가다.

곰돌이 외모에 패셔니스타고 지금은 식당을 운영한다.

20대에 미대 진학했다가 그만두고 식당차릴 것이라고 하더니.

결국 식당을 한다.

최근 c형과 함께 방문했다.

요즘 mz 세대들이 좋아할 법한 옛 감성을 살려

리모델링했다. 한옥집 작은 마당에는 은색테이블이

있고, 은은한 조명과 탁 트인 부엌에서 요리하는 모습이 보였다.

한옥집에 온 젊은 mz세대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b형의 모습.

20년 이 지나고 보니, 우린 20대 때 했던 말처럼 살고 있었다.

보기 좋았다.

다들 장가는 안 갔지만 나름대로 삶을 즐기고 있다.


그런데 어딘가 모르게 외로워 보인다.

b형에게 물었다.

"형도 이제 장가가셔야죠"

"난 안가"

"왜요"

"난 지금 이대로가 좋아"

c형에게 물었다.

"형도 이제 장가가셔야죠"

"결혼하면 내가 하고 싶은 걸 못할 것 같아"

"결혼해서 같이 하면 되죠"

"그래도 잘 안될 것 같아"

다들 저마다의 이유가 있다..

'어떤 길이든 행복한 길로 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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