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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훈 May 17. 2023

사랑이 사랑을 전한다.

Unsplash의Kelly Sikkema

사랑은 어떤 사물이나 존재에 대해서 아끼고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다. 내 물건을 아끼고 사랑하는 것처럼 남의 물건도 아끼고 사랑하는 것과 같다. 사랑도 그렇다. 누군가 내게 관심을 주고 사랑을 받은 사람은 타인에게도 그렇게 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내 것은 중요하고 남의 것은 중요하지 않거나, 내 것도 잘 모르면서 남의 것을 위하는 척하거나 아니면 아예 모르거나 한다.


연애를 하거나 친구와 어울리거나 사회생활을 하면서 사람과 어울릴 때를 생각해 보면, 상대방을 이해하고 포용하며 관심을 무한정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처음에는 상대에게 잘 보이기 위해 노력은 하긴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나의 본모습이 나온다. 그래서 여러 가지 어려움이 발생하곤 한다.


대부분 살아가면서 상대방과의 어려움은 자기 자신 때문에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문제를 상대방에게 일삼지만, 실제로는 그 문제를 일삼는 것도 나이기 때문이다. 언젠가 나는 나 스스로 돌아볼 기회가 있었다. 나는 과연 사랑을 많이 받은 사람인가. 넓은 의미에서 보면 지금까지 살아오고 있다는 것은 부모로부터 관심과 사랑을 받고 살았음에 감사한 일이다. 좁은 의미에서 보면 부모도 인간이기에 부족한 점이 있고, 어린 나는 그 부족한 부분 봤다.


나이가 먹어가면서 부모의 모습을 이해하게 된다. 그때는 몰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부모도 인간이라는 것을, 또한 부족한 인간인 것을 말이다. 부모는 자식을 먹여 살리기 위해 그 젊은 날에 책임지고 살다 보니 온갖 어려움이 있으리라 여겨지게 된다.


백지장에 까만 점만 보면 그것만 보인다. 회식자리에서 음식물이 하얀 이셔츠에 튄 적이 있다. 화장실로 가서 하얀 이셔츠에 튀긴 오염물을 지우고 있었다. 직장 선배가 나에게 물었다. "뭐 묻었어?" "네" 직장선배는 웃음으로 넘겼다. 나의 좁은 기억으로 상대방이 잘해준 것보다는 못해준 것을 기억한다.


사랑은 사랑을 받아본 사람만이 사랑을 줄줄 안다. 그러나 위대한 스승이라 불리는 종교적 인물이 아니고서는 다 고만고만한 수준이다. 언젠가 부모의 부족한 모습을 바라본 적이 있다. 좁은 의미에서는 백지장의 도화지에 작은 점만 본 셈이다. 그 점을 지우기 위해 노력했다. 넓은 의미에서는 나이가 먹어가면서 부모도 인간이며 나를 먹여 살리느라 얼마나 힘드셨을지 감사하게 된다. 사실 감사함 보다 못해 준 것에 더 많이 생각하다 보면, 결국 나만 힘들어진다. 그런 나를 인지해야만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나는 다 잘한 것 같은데, 상대는 왜 그럴까라고만 생각한다. 문제없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문제가 나에겐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더 큰 문제 일지 모른다. 사랑도 그렇다. 누군가 관심을 주었으면, 상대도 관심을 표현하는 것이 맞다. 설령 그렇지 못하면 그냥 그런대로 나를 돌보면서 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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