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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훈 Sep 29. 2023

사랑의 벽을 허물다

feat. 영화 '빈틈없는 사이'

영화 '빈틈없는 사이'에서 벽을 사이에 두고 모르는 남녀의 로맨스가 시작된다. 한승연은 집순이며 공황장애를 앓고 있으며 집에서 일을 한다. 이지훈은 가수 지망생인데, 정장 한 벌 없는 자신을 두고 한탄한다. 한승연은 이지훈에게 "애정을 가지고 꼼꼼하게 들여다보는 거야. 그게 뭐든. 사물이든 감정이든. 그러다 보면 앞으로 나아가게 되어 있어."라고 조언한다.


난 영화를 보면서 남녀사이에 벽이 있다는 것에 공감을 했다. 그 시절 난 나 불안한 미래에 대해서 알 수없었다. 함께 미래를 약속하기에는 내 인생을 걸만큼 자신이 없었다. 그런 나를 응원하기 위해서 할 수 있다고는 했지만, 결국 나는 알 수 없는 벽이 있다고 생각했다. 사랑을 하기엔 내 자신도 감당이 되지를 않았다. 친구도 자신의 꿈을 위해 가야만 했기에 서로가 한 치의 양보도 없었다.


그때는 슬프고 힘들었다. 현실이라는 벽을 가장해 어쩔 수 없이 남녀의 사랑 가로막고 있다고 생각했다. 결국 헤어지고 나서 시간이 흐린 뒤, 그것은 벽이 아니라 생각일 뿐이었다. 오지 않는 미래에 대한 생각으로 인해 지금의 현재를 더 불안하게 만드는 하나의 공상영화 같은 것이다.


10년이 지난 지금 변한 것이 있다면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을 해본 것 밖에 없다.  남녀 간의 사랑이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이든 어떤 것이든, 나 스스로 관심애정을 갖고 살다 보면 뭐든 된다. 사실 행동하지 않아서 그렇지 그냥 그 자리에서 계속 실천하면 성장한다.


나는 오지 않을 미래에 대해서 얘기하다 보 막상 해결책은 없고 머리가 복잡하고 막막했다.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무엇하나 한 것은 제대로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막연하고 불안함을 통해 느낀 것이 있다. 오지 않는 미래에 대한 불안함은 가짜라는 것을 말이다. 그것이 무엇이든 사랑이든 일이든 어떤 것이든 그렇다.


무엇하나 꾸준하게 20,30대를 끝까지 하지 못한 것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경험이 오히려 나에게는 내 앞으로 나아가는 힘이 되는 것을 배운다. 10년 전의 나는 오지 않을 미래에 대해서 안해하고 싸웠는데, 그것은 경험을 하지 못한 세계에 대해서 불안해하고 있었다는 것을 몰랐을 뿐다. 결국 내가 좋아하고 사랑함에 있어서 갈라놓는 벽은 없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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