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없는 곳에서 나를 마주한다
feat. 영화 '아무도 없는 곳'
영화 '아무도 없는 곳'을 봤다. 소설가남자는 다른 사람들의 상실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그중 한 바텐더가 사고로 기억을 잃어버렸다. 손님과 대화를 나누며 잃어버린 기억을 찾고 싶어 한다. 바텐더는 "누구를 기다리세요?"라고 했다. 그는 "기다리는 사람이 늦게 오네요"라고 말했고, 바텐더는 그를 혼잣말로 이렇게 말한다. "그는 기다린다 느리게 술잔을 비우고 침묵과 대화 속에서 사소한 거짓말 속에 그는 기다린다."
어느 날, 난 친구와 자주 가던 술집에 있었다. 지하로 들어간 술집에는 낯선이 들 사이로 텅 빈 바에 앉아서 진토닉 한 잔을 시켰다. 담배한대가 다 타들어가고 연기가 자욱한 공간에 바텐더는 "혼자 오셨나 봐요?"라고 물었다. 난 "네"라고 대답했다. 아무도 없는 곳에 혼자 있고 싶을 때가 있다. 보고는 싶지만, 선뜻 볼 엄두가 나질 않고, 집에 가고 싶지만, 그냥 집에 가기 싫은 날이 있다. 밖에 나가고 싶지만, 나가기 싫은 그런 날이 있는데, 그럴 때 난 혼자 있어도 아무렇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