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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훈 May 15. 2024

첫사랑은 첫사랑일 뿐이다

영화리뷰 feat.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넷플릭스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를 봤다. 영화에서 주인공 수현은 봉사를 갖다가 신비한 알약을 받는다. 알약을 먹으면 과거로 돌아간다. 30년 전 첫사랑 연아를 만나기 위해 과거로 간다. 과거의 수현을 만난다. 잊고 지낸 연아를 살리기 위해 과거 수현과 약속을 해야 했다. 그 첫사랑을 위해서라도 연아를 만나지 말라고. 만약 만나게 되면 연아가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녀를 살리면 현재의 누군가가 사라지고. 다시 돌아가 약속을 깬 과거의 수현과 연아를 살리게 되는데...

누구나 한 번쯤은 지난 과거의 선택이 더 좀 나았다면. 그랬다면 지금의 나는 그러지 않을 텐데 아쉬움을 갖게 된다. 그렇다 한들 돌릴 수 없는 것이 과거다. 그렇다고 과거에만 머물면 현재를 살아가지 못하니, 현재를 살아가기 위해서라도 과거의 나, 혹은 지난 상처로부터 자유롭기 위해서라도 지난 건 잊으라고. 영화 시월애에서 전지현과 이정재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오가며 편지를 주고받는다. 언젠가 지난 편지함을 열었다. 유년시절 받았던 사랑의 편지, 친구와 나우정의 편지를 찢어버렸다. 정리하는 순간 모든 기억으로부터 가슴이 아려왔다. 지난 기억을 정리하는 것은 그만큼 힘든 것인지 모른다. 지난 사랑의 아픔에서 머물러 있으면 누구보다 힘든 것은 나 일 것이다.

언젠가 영성지도 신부가 그랬다. 사는 것은 다 비슷하다고. 반성하는 것은 좋지만, 지난 것으로부터 새롭게 살라고. 어쩌면 그 변화의 시작은 나에 대해서 솔직할 필요성이 있을지 모른다. 누구보다 나에 대해서 잘 아는 것은 나이기 때문이다. 어른들은 시간이 약이라고. 시간이 지나면 깨닫게 된다.  그때 내가 왜 그랬는지. 그러니 지난 것은 지난 것이고. 소행성 워크숍에서 원고를 쓰면서, 윤혜자선생님께서는 그랬다. 왜 과거 이야기를 하냐고.  과거는 현재를 마련하기때문이라고. 그럼 현재이야기도 쓰고, 앞으로 일도 써보라고. 편성준 작가님께서는 그랬다. 을 쓰면서 어땠냐고. 지난 과거로부터 나오는 것 같다고. 수상 받은 작가를 말하면서, 글을 쓰는 이유는 과거가 아닌 현재와 미래라고.

첫사랑의 기억은 누구나 있다. 그 첫 설렘의 감정. 지난 사랑이 되었든, 추억이든, 인간관계든, 일이든 간에. 언젠가 선배가 나를 위해 이적의 <걱정 말아요 그대>를 불렀다. 그 가사말 중에 "지난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가 기억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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