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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훈 Jan 06. 2023

코로나, 엘리베이터 안과 밖의 풍경

Photo by Derrick Treadwell on Unsplash


코로나 이후로 엘리베이터의 좁은 공간은

낯설고 숨 막히는 침묵의 공간이 돼버렸다


사람들은 각 모퉁이에서 서로를 의식한 채

거리 두기를 유지하며, 스마트폰을 보거나

고개를 숙이거나 통화를 하는

낯선 이들이 되어 버렸다


때론 나이 지긋하신 분들은 모퉁이에 서서

마치 놀이기구를 타듯이 서로를

그저 응시할 뿐,

기이하고 낯선 풍경이 연출되기도 한다


그 어색한 몇 초가 숨 막힌 듯 1층에 겨우

도착하면,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마치 서로의 거울을 보는 듯

주먹 한 뼘 거리두기 한 채

기다리고 서있는 주민과 마주하게 된다


내리는 사람이 먼저인지 타는 사람이 먼저 인지

서로를 그저 응시할 뿐이다

나이 많은 어머니는 다 큰 딸을 다그치듯

"사람 내릴 때는 옆으로 비켜야지!" 하며 외친다


전염병과 무질서가 난무하는 곳에서

사람과의 거리가

멀어기도 짧아지도 하고,

여전히 엘리베이터의 안과 밖은

낯설고 무질서한

혼돈의 세상이 되어 버린 채 어수선 하지만,


그 안에서도 나름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다행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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