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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훈 2시간전

어느 별에서 성장 이야기

ft. <호밀밭의 파수꾼> J.D 샐린저

지나가는 사람사이로 걷다 보면, 복잡한 생각이 잊힌다. 유니클로에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사람들은 어울리는 옷을 고르며, 저마다 자신에게 맞는 옷을 고른다. 

밖에 나와 교보문고에 앉아 간식을 먹고 있는데, 어디서 많이 본 사람이 안경을 올리고, 고개를 내밀어 쓱 하고 나간다. 약간 처진 어깨에 구부정한 자세로 앞이빨을 보이며 가는데, 김제동이다. 주말이라 그런지 교보문고에는 사람이 많았다. 다들 놀러 온 것인지 어떤 이유에서 인지  수없다.


책 <호밀밭파수꾼>에서는 한 소년이 방황과 일탈을 한다. 퇴학을 하고, 어른들의 세계에서 술을 마시며 겉돈다.

바에서 담배연기를 내뿜는 장면나오는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에 가면, 자유를 누리며 친구와 어울려 바에서 폼을 잡고 담배를 피우며, 값비싼 술을 마시는 어른 행세를 한다. 사회에 가면, 번듯한 직장에 가서 돈을 벌고, 친구에게 어깨의 힘을 주며 서로 견제하던 시절은 지나갔다. 실력을 쌓기 위해 노력하고, 방황하며, 일을 배워 적응하려 했지만 내 길이 아니었다.

신이 있다면 내 길을 인도해 주리라 믿었다. 그 믿음은 오히려 실패와 좌절을 맛보면서, 쓰디쓴 술을 마시고 나서야 제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나를 잃어버렸다. 친구는 이미 가정을 갖고 돈을 벌, 나이에 맞는 연봉 밥과 술을 사며 너스레를 떨었다. 사느라 바쁜 그들은 뭐라도 해보라는 조언에 위로가 되지 않았다. 


우연한 계기로 글을 쓰게 되었다. 지난 시간을 글로 적어내고 털어내면서, 그때 하지 한 이야기를 적는 것은 현실과는 거리가 먼 미련한 일일지 모른다. 그러나 지난 시간 답답했던 이야기를 적어 내려가고, 기억해 내어 인생을 두 번 사는 것처럼 정리해 내려가다 보면, 이제는 지난 일이 내게 의미가 없어지고, 아무렇지 않은 일이 되었다. 그리고 나를 나로 살아가게 되는 성장의 밑거름이라는 것을 다. 만약 가정이 있고, 지금 당장 돈을 벌어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불가능한 일일지 모른다. 다녀야 하는 회사가 있어 출근하기도 바쁜 상황이라면, 성장 보다 사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다.


과거와 현재, 몇 개월 전 시간을 되새겨본다. 어느 작고 빛났던 별나라에서 답답했던 이야기를 꺼내놓고,  시간도 이젠 지나간 이야기가 되었다. 언젠가  4월 봄, 벚꽃이 휘날릴 때, 사진을 찍은 적이 있다. 순간의 찰나, 어떤 기억, 좋은 인연, 좋은 말, 그 덕분에 이 시절이 아름답게 느껴지고 살아간다.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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