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를 보다가 우연히 서울대 나민애 교수님의 유퀴즈 영상을 접했다. 나태주 시인의 따님이시기도 하다. 긴 대화 중 유독 한 문장이 오랫동안 기억 속에 남았다.
"단어를 수집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다채로운 감정과 표현을 점점 단순하게 "헐", "대박"으로 퉁쳐버리는 시대를 살고 있다. 반면 말을 잘하는 사람들을 보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가장 정교하고 논리적이며, 효율적으로 표현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결국 그 차이는 얼마나 섬세하고 깊이 있는 단어를 선택할 수 있느냐에서 나온다.
나민애 교수님은 책이나 기사를 읽을 때 '자기만의 단어장'을 만들어 단어를 모아보라고 권한다. 외국어 학습도 마찬가지다. 정말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단어가 있다면 기록해 두고, 다음 대화에서 의식적으로 써보는 것. 그렇게 반복하다 보면 언어는 어느새 내 것이 된다.
가끔은 'AI가 앞으로 모든걸 다 알려줄텐데 굳이 이런게 중요할까?' 라는 의문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문해력은 이미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고, 결국 말과 글로 소통하는 능력이 다시 중요한 시대가 돌아오고 있다. 대치동에서는 문해력/논술 학원에 들어가려면 1~2년 동안 대기를 해야한다고 한다.
AI와 로봇이 인간의 많은 일을 대신하는 세상이 와도, 우리는 여전히 말과 글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회적 동물' 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