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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틴 제이 Nov 21. 2019

어느 관제사의 부탁

어느 관제사의 아주 사적인 그러나 따뜻한 부탁

그날은 777 한대가 퀵턴(턴어라운드) 비행으로 정오 즈음에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에 도착 후에 객실을 정돈하고 서둘러 모든 준비를 마치고는 새로운 승객들을 모시고 나오던 길이었습니다.

이곳 중동의 많은 나라가 그렇듯 이곳은 전쟁의 상흔이 가신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아직도 미공군 관제사들이 관제하는 곳이었습니다.  

이륙 후에 고도를 급속히 높이며 기수를 두바이 쪽으로 돌려 막 컨트롤 에어리어를 벗어나려는 순간


미군 관제사가 아주 특별한 요청을 하더랍니다.


“기장님 바쁘시겠지만 부탁하나 드려도 될까요?”
“ 예 말씀하세요!”


말을 전하는 관제사는


평상시 거침없던 당당함은 온데간데없고, 중간중간 단어 선택을 고심하느라 더듬기도 하고, 마지막엔 감정에 휩싸여 살짝 그의 목소리가 떨리기까지 합니다.


“오늘 기장님 777에 이곳 관제소에 부임해 3년간 근무 후 돌아가는 저희 동료 관제사가 한 명 타고 있습니다. 그의 이름은 OO 상사입니다. 그에게 같이 했던 동료들이 그간 같이 근무하게 되어 영광이었고 행복했다고, 그리고 많이 그리울 거라고 전한다고 말씀을 전해 주십시오.”


전우를 떠나보내는 카불 공항의 관제사 동료들의 특별한 작별인사는


비행 중 아주 정중히 전달되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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