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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틴 제이 May 24. 2020

우리의 CRM

제가 CRM에 대한 글을 올릴때 마다 듣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다 좋은 이야기인데 우리들의 현실과는 조금 동떨어져 보여!"


이해합니다. 아니 잘 알고 있습니다.  

저 역시 엄정한 군기의 공군 출신이고 깐깐한 대한항공 출신 조종사인데 그걸 모르겠습니다.


여기에서


제가 여러분들에게 질문을 드려볼께요.


"에미리트의 모든 기장들이 제가 올리는 이상적인 CRM을 매 비행마다 행동에 옮기고 있을까요?"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습니다. 이곳에서도 전혀 신경 안쓰는 사람 있습니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는 알고 있지만 이상적인 CRM을 실제 행동에 옮기는 사람은 회사마다 그리고 기종마다 그 비중에 차이가 있습니다.


같은 회사안에서도 기종에 따라 분위기가 아주 딴판인 경우가 종종 목격됩니다. 회사가 문제가 아닐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제가 쓰는 CRM에 관한 글은 누구에게 수치심이나 자격지심을 주려고 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미 많은 분들이 아실겁니다.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소프트 스킬'에 대한 것이기에 글로 남겨질 가치가 있습니다.


우리 기장들은 여러가지 이유를 들어 좋은 CRM을 만드는 일에서 한발자국 물러나 있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회사와의 갈등, 캐빈 승무원들과의 해묵은 갈등, 또는 노조문제 등등 수 없이 많은 이유를 들어 한번 한번 비행에 정성을 다하기 보다는 그저 아무일 없이 안전하게 끝냈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며 만족합니다.


코로나로 대량해고가 발생하려는 지금 평소 그렇게 회사를 욕하던 사람들의 불만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지고 아주 조용합니다.


그간 회사를 욕하던 많은 조종사와 객실 승무원들이 그간 자신들이 얼마나 회사를 떠나고 싶어 했는지는 잊은채 지금은 순한 양처럼 이 고비에서 해고되지 않기만을 기다리며 숨죽이고 있습니다.


어느 회사에 있는지 그리고 어떤 기종을 타는지에 무관하게 우리는 이미 어떤 CRM이 좋은 CRM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단지 여러가지 핑계를 대며 이곳에서는 현실성이 없어보인다고 무시하고 있을 뿐입니다.


정말 이상적인 최고의 회사나 CEO를 만날때까지 기다리시겠습니까?


아니면 지금이라도 내가 있는 이 회사안에서 나 자신부터 실행해 보시겠습니까?


우리에게 달린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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