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를 타고 여행을 하다 보면 문득 곡선 구간에서 객차들이 뱀의 꼬리처럼 구부러져 따라오는 걸 보신 적이 한 번쯤 있으실 겁니다.
제가 모는 777은 기차처럼 마디가 있는 동체가 아닌 노즈에서 꼬리까지 약 80미터에 이르는 하나의 커다란 알루미늄 Tube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도를 높여가면서 여압이 가해지면 동체는 팽창하고 반대로 점차 고도를 낮추어 Differential Pressure(내외부 기압 차이)가 줄어들면 순항고도에서 최대치로 빵빵하게 부풀어 올랐던 동체가 쭈그러들기 시작합니다.
더불어 평상시에는 볼 수 없었던 또 다른 현상을 승객이 탑승하지 않은 Belly Cargo 비행에서는 쉽게 목격할 수 있습니다.
조종실을 나와 퍼스트 클래스에서 텅 빈 객실을 내려다보면 한눈에 동체의 맨 끝, 후방 겔리가 시야에 들어옵니다. 평상 시라면 이동하는 승객과 객실 승무원들이 밀고 지나가는 카트로 인해 이커노미석 후방 겔리를 그 먼 거리에서 내려다볼 기회는 거의 없습니다.
터불런스가 다소 거칠었던 지난주 멜버른 비행에서 비행 중에 저는 처음으로 항공기의 꼬리 부분을 한 번에 내려다볼 수 있었습니다.
놀랍게도 777의 꼬리 부분 동체가 난기류가 충격을 줄 때마다 좌우 위아래로 흔들리다 잠시 뒤에 다시 중앙으로 돌아와 안정을 되찾더군요.
기차에서 다른 객차를 바라볼 때만큼 극적인 모습은 아니었지만 777의 동체는 마치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처럼 터뷸런스에 반응해 상하좌우로 살아서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거의 동체의 길이가 100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막대풍선 같은 모양이니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