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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틴 제이 Feb 25. 2022

마음이 통하다.


유럽과 북미대륙을 잇는 항공로인 대서양 루트 넷 트랙(North Atlantic Track)의 동쪽 끝은 아일랜드의 '쉐넌 컨트롤'이 담당한다. 


데이터 통신을 연결하자 바로  메시지가 도착했다. 


“3만 7천 피트로 고도 상승할 생각 있으면 가능하니까 알려주세요.”


당장은 올라갈 마음이 없어서 일단 알았다고만 대답을 하고는 조금 더 진행하는데 이번엔 VHF Radio에서 관제사가 혹시 올라갈 생각이 없는지를 다시 물어본다. 


최소 연료 소모가 예상되는 이상적인 고도는 아직 3만 5천이라 당장 올라가고 싶진 않았지만 올라갈 여력은 있었다. 


잠시 생각을 하다가 관제소를 다시 불렀다. 


“We are happy with Flight Level Three Five Zero, however, if it makes your job easier, we can climb any time. Let me know!”


이 말을 하자 쉐넌 관제사는 기다렸다는 듯 상승을 허락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생겼다. 


잠시 뒤 3만 7천 피트에 도달해 보니 터뷸런스가 있었다. 


굳이 올라가지 않아도 될 37000피트에 관제사 입장을 배려하느라 올라왔는데 예상치 못하게 터뷸런스를 만나니 난처했다. 


“Shannon, 혹시 터뷸런스 보고 받은 것 있었나요?”


“아뇨. 지금까진 없었어요. 잠시만요. 물어봐 줄게요.”


속으로 인근에 다른 항공기에게 물어봐 준다는 뜻이겠거니 생각을 했다. 그런데 라디오가 조용하다. 


잠시 후 관제사가 우리를 다시 불렀다. 


“런던에 물어보니 3만 7천 피트에 약하게 라이트 터뷸런스 그리고 3만 5천 피트에는 터뷸런스 보고가 없답니다.”


“감사합니다”


“천만에요.”


다음에 진입할 런던 관제소에 전화해 터뷸런스 정보를 물어봐 준 것은 아주 드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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