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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떼엉 Sep 12. 2021

가을엔 넬 노래와 라떼가 어울린다

찬 바람 불 땐, 미떼 말고 라떼




라떼는 찬바람 불 때

마셔야지


남자친구를 좋아하기로 결심했던 순간은, 그리 대단한 순간도 아니었고 어처구니없게도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 딱 지금 시점이었다. 재택근무가 풀리고, 점심시간에 팀원들과 유명하다는 라떼를 마시러 삼청동까지 택시를 타고 갔다. 특유의 높은 톤으로, ‘라떼는 찬 바람이 불 때 더 맛있지 않아요?’라는 말에. ‘아니, 찬기가 절묘하게 섞인 아이스라떼 맛을 안다고? 이런 것까지 생각이 비슷하다고? 큰 일 났다, B씨가 좋아질 수밖에 없겠다.’라고, 생각했다.


훗날 편지에는, “가을바람 불 때 라떼가 맛있다는 오빠를 보면서, 행복을 소량으로 쪼개 느낄 줄 아는 사람. 이런 사람 곁에 있고 싶다고 생각했어.”라고 말했지.


반대로 얼어붙을 것처럼 추운 날에, 입김이 서리도록 따뜻한 커피의 온기가 맛있는 것처럼. 넬의 노래는 서늘한 가을날에 알맞은 습도처럼 느껴진다. 유독 찬바람이 지닌 공기와 김종완의 목소리가  달라붙는 느낌이랄까. 가을이 시작되는 지금  시점에, 쌀쌀해질 이때쯤.  박자 , ‘아직도...’ 가사첫 마디에서 아직 떨어지지도 않은 낙엽들이 마음 속에 떨어지는 느낌.


풍성하지만 다만 처량해지는 계절의 명사, 가을이 오고 있다. 트렌치코트 사이로 주머니 집어넣고, 찬바람을 핑계 삼아 아이스라떼를 마시는. 찬기와 어울릴만한 멜로디와 서정을 찾아 가을을 걸어 가야지.


http://kko.to/Pcuudizfj

 @용산, 오르소에스프레소 바

넬 노래,

서늘한 가을바람에

알맞은 습도




문체적 삶, 방떼엉 

/@vingt_et_un____

@soyeongb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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