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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스 Apr 23. 2024

독일에도 지역주택조합이 있다?

주택협동조합 (Baugemeinschaften)


지난 포스팅에서 독일 부동산 관련 다큐멘터리를 하나 소개했었다.


https://brunch.co.kr/@vinsmama/52


이 다큐에 소개된 케이스 중에 세 번째 사례자가 바로 주택협동조합으로 집을 지은 경우라고 볼 수 있다. 나도 한 때 저렴한 가격 때문에 관심을 가지고 알아본 경험이 있어서 이를 기록해두려고 한다. 한국에서는 지역주택조합 또는 조합원이라고 불리는 경우와 비슷한 점이 있는데 독일의 주택협동조합 (Baugemeinschaften)의 개념부터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주택협동조합이란? (Baugemeinschaften)

주거를 위한 건물을 함께 짓기 위해 모이는 건축 의지가 있는 사람들의 공동체이다. 이는 민법(GbR)에 따른 개인 건물 커뮤니티, 협동조합 또는 협회와 같이 다양한 법적 형식으로 조직될 수 있다. 자금 조달 및 계약 설계는 물론 주택 계획 및 건설 품질에도 조합원들의 의견이 반영된다.



주택협동조합 유형

민간 주택협동조합 : 여러 건축업자가 자신의 아이디어에 따라 집을 계획하기 위해 함께 땅을 찾고 구매한다. 조합원은 그들이 선택한 건축가에게 건축을 의뢰할 수 있다. 모든 건설 작업은 먼저 주택협동조합에 의해 입찰에 들어간 다음 개별적으로 청구된다. 건축 공동체에서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건축한다면 다른 사람들의 의견도 중요해진다. 건축업자 협회는 장벽이 낮고 환경 친화적인 도시 생활 및 여러 세대가 하나의 단지에서 공존하는 것과 같은 현대 생활의 소망을 구현하는 데 목적을 둔다.


시에서 주최하는 주택협동조합 : 소위 프로젝트 관리자에 의해 시작, 준비 및 감독된다. 이렇게 엄격하게 조직된 공동 건물 벤처는 모든 것이 한 손에 있고 계획 개념이 이미 미리 존재하기 때문에 지자체에서 인기가 있다. 단점은 종종 건축가에 의해 지배되고 계획에 조합원들의 의견이 거의 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프로젝트 관리자가 계획 설계자이기도 한 경우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이것이 종종 주택협동조합에서 분쟁으로 이어진다


주택협동조합을 구축하는 이유

건축업자들이 힘을 합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것은 대체로 경제적인 이유가 크다. 일반적인 현지 건설 비용보다 10~20% 저렴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공동 기획, 조정, 자재 및 서비스 공동 구매를 통해 건설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 다른 장점으로 부동산 양도세와 공증료는 부동산 가격에만 적용되어 세금 혜택이 있다.

주택 건설 계획부터 건축까지 조합원으로서 의견을 제시할 수 있고, 자신이 원하는 공동주택을 건설하는데 일조할 수 있으며, 여러 차례 조합원들과의 모임을 통해 미리 이웃에 대해 알아갈 수 있고, 친밀해질 수 있는 시간을 갖기 때문에 친밀도와 결속력이 강한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다.




개인적 경험


주택협동조합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지만 예전에 알아봤던 건설 계획 단계의 아파트가 이런 식의 조합원들의 모임으로 구성된 주택협동조합 물건이었다. 그것은 민간 주택협동조합은 아니었고, 시에서 이미 부지를 선정하고, 여러 건축가들에게 건축 디자인을 공모하도록 하여 그중에 선정이 된 건설업체와 함께 해당 디자인으로 건설을 하는 경우였다. 시에서 부지를 싸게 매입해서 어느 정도 건설 계획을 세워놓은 뒤에 조합원들을 모집하는 형식이었기 때문에 체계적이고, 진행이 빠를 수 있었으나 제약 사항 또한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우선, 조합원을 모집할 때 건물의 일정 부분은 사회보조금을 받는 사회 약자를 위한 임대 건물도 함께 건설하도록 되어 있었다.


그리고 세금 혜택 및 자재 공동 구매 등으로 인해 주변 시세 아파트보다 가격이 다소 저렴했기 때문에 실거주 10년을 원칙으로 하고 있었고. 실거주를 하지 못하고 중간에 팔고 나가야만 할 경우에는 시세보다 싸게 샀던 부분의 가격을 더 내고 팔아야 하며 이사 사유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시에게 보고를 해야 하는 의무 조항이 있었다. 10년 이내에는 전매 제한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중에 문의해 보니 10년간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월세를 주기로 계약을 하면 실거주를 하지 않아도 투자용으로도 매입은 가능하다고 한다. 그러나 시세보다 저렴하게 임대를 줄 바에야 굳이…


시에서 대부분 계획을 갖추고는 있었으나 엄연히 주택협동조합이기 때문에 사소한 것까지 자주 모임 계획서가 잡혀있었고, 토론을 좋아하는 독일인들의 특성상 한번 모임에 최소 3시간에서 하루종일도 걸릴 수 있다는 것 또한 단점이었다. 자재 고르기부터 커뮤니티 구성, 층향 등 기본 설계에도 조합원들이 참여하는데,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결코 쉬운 여정이 아닐 것이었다. 그나마 시에서 주최를 할 경우는 진행이 빠를 수 있는데, 민간의 경우 3년도 더 걸리는 경우도 있고, 분쟁의 소지도 많다고 한다.


내가 원하는 층수, 층향, 평형을 고를 수가 없었다. 조합원들끼리 우선 원하는 바를 적어서 내지만 만약 수요가 몰릴 경우에는 다른 방법을 찾아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원하는 물건을 선점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었던 경우였다.

​​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것에 혹해서 이런 주택협동조합에 관심을 가질 수는 있으나 특히나 언어 잘 안되고, 언제 어디로 또 거주지를 바꾸게 될지 모르는 외국인 입장에서는 메리트가 없다고 생각했다. 뿐만 아니라 처음에는 건축 비용이 저렴해 보일지 모르지만 진행되면서 각종 비용이 추가되기도 해서 주변 시세와 큰 차이가 없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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