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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g Feb 13. 2023

[호찌민 한 달 살기]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당연한 건 없다

호찌민 한 달 살기를 결심하고 대충 비용을 뽑아보던 날, 남편이 회사에서 근속 10주년이라고 금댕이를 한 덩어리 받아왔다. 대충 시세를 쳐보니 내가 계산해 본 호찌민 한 달 경비랑 비슷한 금액이었다. 그렇게 지금의 여기서의 우리의 한 달을 남편의 10년과 맞바꾸었다.


애들 영어캠프 일정과 마침 올케가 한국 가는 날과 맞아떨어졌다. 원래는 동생네 집 근처에서 에어비앤비를 하려고 했는데 올케네가 집을 비운덕에 2주간은 동생네에서 지내게 되었다. 매일 청소이모님도 오시고, 없는 거 없는 코리아타운이라 나는 여간한 호텔보다 더 편히 지낸다.


시차는 달랐지만, 각각의 나라에서 월요일부터 밤늦게서야 퇴근하는 남편과 남동생을 생각하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시간과 이 기회가

결코 팔자가 좋아서 온 것이 아니라는 걸 여실히 느낀다.


각각의 가장들의 희생과 헌신임을 잘 안다. 자식과 조카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려는 가족의 사랑임을 누구보다 잘 안다. 어제 하루가 힘들었지만 오늘아침은 또 웃으며 안녕인사를 해주는 가족에게 고맙고 고마운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야 한다. 우리가 누리는 것 중 당연한 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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