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꽃이 전하는 위로
운명을 따르는 꽃이 있다.
모든 꽃이 피고 지는 인간을 닮았다지만 유독 사람다운 봄 꽃. 어쩌면 사람은 이 꽃의 씨앗이 심겨 함께 태어나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서로 다른 수명의 시계 사이로 그 모습이 비치는 순간, 온 세상의 사랑과 관심을 온몸에 받는다. 더러는 마음에 핀 그 꽃을 보러 바다와 하늘을 가로질러 여행을 떠난다.
이 꽃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는 바로 운명이 있다고 믿지만, 그 운명을 만들기 위해 부단히 그리고 또 기꺼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봄기운의 별자리를 지닌 이 꽃은 비바람과 추위에 약하다. 하지만 두려움에 뒷걸음치지 않는다. 오히려 연약한 꽃잎 다섯이 모여 컴컴한 밤하늘의 등불을 켠다. 수많은 사람들은 그렇게 하늘을 수놓은 꽃의 단상에 젖어 노래를 만들고 또 듣는다. 그렇게 설렘의 감정을 불어넣으며 세상 곳곳에 강인한 생명력을 선사한다.
이렇게 흐드러진 꽃을 향해 어김없이 얄궂은 수명 시계가 종을 울린다. 사람들은 이 꽃이 너무 아름다운 나머지 하늘의 시샘을 받는다고 한다. 하지만 꽃은 알고 있다. 구름과 빗방울의 시샘이 죽음으로 몰아붙인 게 아니라는 사실을.
그렇게 정해져 있었다는 마음으로 살랑이는 바람에 몸을 맡긴다. 미련과 아쉬움의 감정이 밀려들며 단단하고도 푸른색을 만들어 낸다. 홀로 온전한 꽃은 알고 있다. 시간이, 계절이, 또 그리고 사랑이 반복된다는 성숙한 마음을.
한 번 심어진 마음의 씨앗은 때가 오면 또다시 흐드러 지게 피어날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