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경아 단편 소설집 리뷰
책에 실린 여섯 편의 단편은 10~15년 정도의 시간을 두고 나온 작품이다. 작가로서는 20대와 30대를 돌아보는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독자로서는 솔직히 어, 그럼 이거 트렌디한 소설은 아니겠네?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는 것을 고백한다.
보통 단편집이 수록된 책을 읽을 때는 표제작을 찾아서 먼저 읽거나 아니면 재빨리 첫 페이지나 그다음 페이지까지 읽어본 후 가장 먼저 읽고 싶은 단편을 골라 읽는 편인데 <백귀야행>의 경우는 서평단 신청을 할 때 ‘나의 우렁 총각 이야기’의 시놉시스를 보고 뒷부분이 너무 궁금하여 신청했던 지라 첫 번째로 수록된 ‘나의 우렁 총각 이야기’부터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여섯 편 단편을 한꺼번에 다 읽고 책의 마지막 페이지(작가 리뷰 등은 페이지 색이 다르다)를 만지작 거리며 어어? 내가 다 읽은 건가 하고 있었다. 단편 모음집을 읽다 보면 한두 편은 조금 내 취향에 맞지 않거나, 아니면 잠시 흐름을 끊었다가 다시 읽고 싶어 지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번 송경아 작가의 책은 아주 특이한 케이스였다.
리뷰를 쓸 책이었기에 처음부터 6개 단편 중에 나의 원픽은 뭐다..라고 골라야지 작심하고 있었는데 망해버렸다. 원픽이 아니라 올픽인 것이다. 어느 것 하나 지나칠 수가 없었다.
한 가지 슬픈 것은 이렇게나 시간이 제법 흘렀는데(10년 이상) 여전히 여성의 돌봄 노동은 전과 다름없이 취급되는 끔찍한 현실이고, 대학원 등록금은 기가 차게 비싸며, 남성의 성기로 상징되는 사적 폭력에 의한 희생자의 상처는 반복되고, 가족은 제각각의 모양으로 뭉쳐서든 흩어져서든 서로를 할퀸다.
여섯 편 중 마지막인 <고통의 역사>는 읽는 내내 명치를 얻어맞는 심정으로 호흡을 고르며 떨리는 손으로 페이지를 조심스레 넘겼다. 나에게 진정으로 고통이 역사하듯이.
송경아 작가님, 제발 소설 계속 오래 써주세요. 자주 쓰시면 더 좋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