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하는 것
뭔가를 할 때 잘하는 것보다 더 힘든 것은, 내게는 꾸준하게 하는 것이다. 기복 없이 매일매일 꾸준하게 뭔가를 하는 것. 그럼에도 지금까지 20년 넘게 해오고 있는 게 있다면 아마 직장인으로 살면서 당연히 해야만 하는 출근하기가 아닐까 한다. 내가 직장인으로서 이렇게 오랜 생활을 해왔다는 게 그런 면에서 새삼 대단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브런치에 글을 올렸다가, 올리지 않은 시간이 길어지고(접속도 그만큼 안 하게 됨), 어쩌다 한 번씩 브런치에 로그인을 해보면 브런치에서 이렇게 말을 건네온다.
정확한 워딩은 이런 게 아니지만 여하튼 '작가님, 꾸준히 글을 쓰시면 출판의 기회가 올 수도..' 어쩌고.. 뭐 이런 식의 멘트다. 그래, 안다. 내가 너무 드문드문 불규칙적으로 글을 올리고, 접속도 그렇게 한다는 걸.
나름 그 이유를 찾아보니 브런치가 나에게 있어서는(혹은 대체로 분류되는 카테고리가) sns가 아니고, 실제 아는 사람들의 근황을 찾아 읽기 위해 자주 들어와야 하는 것도 아니며, 매일 기다리는 어떤 칼럼이나 읽을거리를 기다리다 들어와야 하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스스로 짧고 간단하게 생각 나눔 형식으로 글을 쓰는 곳으로 활용하기엔 브런치는 맞지 않는다.
내가 이해한 브런치는 짤막한 단상을 툭 던지듯 부담 없이 글로 남기는 대신, 최소한의 칼럼의 양식을 갖춘 글들이 올라오는 곳이다. 바로 그 점에서 꾸준히 글을 써서 올리기 힘들어진다. 처음부터 주제를 정하고 목차도 뽑아서 매거진 형식으로 글을 연재하며 올리는 것이 아니라면 더 어려워지기도 한다.
목적성을 가진, 기획된 글, 정제된 글이 올라오는 곳이라는 인식 때문에 브런치는 그런 준비가 된 상태가 아니면 아예 들어오질 않게 된다.
일단, 그런 목적성에 부합하는 글을 당장 쓰기 어렵다면 어떻게 해야 꾸준하게 와서 글을 쓸까? 사람들의 무반응(라이킷)을 덤덤하게 받아들이면 된다. 그것도 아주 쉬운 건 아니지만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일상의 기록을 목적성을 갖지 않고 남긴들 브런치가 뭐라고 할 것도 아니지 않나!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