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력, 단어만 들어도 맥이 탁 풀린다. 근지구력도 약하고, 뭔가를 꾸준히 오래 하는 의미의 지구력도 약한 사람이라 지구력이라는 단어 앞에서 한없이 작아진다. 그런데 마음 지구력이라, 그것도 역시 약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쯤 되면 그냥 지구력과는 아주 거리가 먼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 아무리 <자존감 수업>으로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에 올랐던 윤홍균 교수의 책이라 할지라도 내게 도움이 되려나 의구심이 들었다. 그런데 참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책의 목차를 훑어보니 제목인 마음 지구력을 마음 회복력으로 이해해도 무방할 것 같았다. 그래, 회복력이라고 생각하니 조금은 어깨가 펴지는 기분이 든다.
지쳐있는데 뭘 하라고 하면 사실 더 힘이 빠져서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게 마련인데 회복력에서 내 눈을 잡아끄는 내용은 '잘 자기'였다. 얼마 전까지는 약의 도움 없이 잘 자고 쉬고 지냈는데 최근에 골치 아픈 일이 생겨서 계속 수면 패턴이 엉망이었다. 그러자 바로 면역력이 떨어져서 독감이 나를 찾아와서 놀다 가고, 간 줄 알았는데 질척이며 기침으로 간질이고 있다. 그렇다. 회복에는 역시 수면만 한 게 없는 것이다. 수면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되 입면 시간(잠드는 시간)을 고정시키려고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기상 시간을 일정하게 맞추는 것이라고 한다. _난 입면 시간만 신경 썼는데.. 아 그래서 아직도 수면 패턴이 안 잡혔군;
그리고 재미있는 것은 스스로에게 쪽지를 보내자는 것인데 '나는 잠을 자고 싶은 사람이다'라고 해서 밤에 안 자려고 뒤척이며 자꾸 스마트폰을 뒤적이는 자신에게 보내놓는 것이다. 효과 여부를 떠나 저런 문구로 선언적인 행위를 함으로써 나는 ~하고 싶은 사람이라는 인식을 스스로에게 심어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자는 걸 아까워하지 말자. 잠을 자지 않으면 결과는 뻔하다. 아프다. 몸이건 마음이건.
그다음으로는 체력을 기르는 일이다. 당장 헬스클럽이나 운동 이용권을 끊으라는 것은 아니고 산책하기부터 시작해서 홈트레이닝도 좋고 스트레칭만 해도 좋다. 안 하는 삶과 하는 삶은 체력의 질적 차이가 눈에 띄게 다르다. 이런저런 핑계를 대서 어떻게든 안 가려고 하면서도 결국에는 가는 필라테스 수업을 오래 유지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다른 운동은 잘하지 않으니 필라테스 수업이라도 가고, 짧은 거리 산책, 대중교통 이용하고 환승 구간 열심히 걷기만 해도 그렇지 않을 때랑은 확연히 다르다는 게 느껴진다.
마지막은 제일 신나는 것, 놀기다! 도파민성 놀기는 금세 휘발된다는 특성이 있다. 음주 뒤 숙취, 갑작스러운 성공 뒤의 공허함도 도파민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다. 쾌감이 주는 자극에 몰두하면 자책과 후회가 몰려오게 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세로토닌성 놀기가 필요하다. 좋아하는 카페나 극장, 전시장 같은 곳에서 문화생활을 즐기고 독서나 대화를 통해 타인과 소통하며 관심과 사랑을 나누는 것이다.
그리고 완벽이라는 이름표를 떼어내는 게 중요하다. 완벽한**이라고 칭하는 모든 것에서 벗어나야 한다. 계획은 늘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해야 하고 플랜 b는 당연히 있어야 한다. 그것마저도 안 돼도 당연한 거라 받아들이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다.
앞일은 알 수 없고, 불안해하며 부정적인 생각에 휩싸이기보다는 알 수 없으니 잘 되는 쪽으로 사고의 흐름을 이끌어 가면서 지금 당장 오늘 할 수 있는 일에 최대한 집중하는 것! 어렵지만 달리 방법이 없다. 그렇지 않으면 오지 않은 미래의 불행을 당겨와 불안 속에서 스스로를 볶아대며 괴로운 매일을 살아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