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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라구름 Feb 23. 2024

하루가 모여 인생이 된다

프롤로그 

넷플릭스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서 주인공이 칭찬일기를 쓰며 마음을 치유하는 부분에서 나도 꼭 해봐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생각만 하고 실천은 못했다. 해보지 않은 걸 하려니 어색하기도 하고 칭찬 일기는 따로 칭찬일기장을 사야 하나 싶어서 칭찬일기장을 검색해보기도 했다. 검색해 보니 정말 있긴 있었다. 그런데 내지를 살펴보니 내가 원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요즘 가계부랑 다이어리를 직접 종이에 펜으로 매일 쓰고 있긴 한데 그건 메모 형식의 기록이지 감정을 담는 수단은 아니다. 그리고 일정이나 할 일을 기록하는 다이어리에 다른 용도의 기록을 더하는 게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도 있다. 


 고민 끝에 브런치에 연재 형식으로 칭찬일기를 기록해 보기로 했다. 하루에 하나도 찾기 힘든 날도 있을 것이고 여러 개가 술술 나오는 날도 있을 것이다. 일상의 아주 작은 부분까지 살피고 살펴서 어떻게든 칭찬을 하는 게 목적이라 칭찬할 게 없는 날은 없으리라 장담한다.


 아기고양이처럼 나를 보면 칭찬할 게 얼마나 많을까? 잠 잘 자고, 잘 먹고, 잘 배변하고, 잘 놀고, 귀여운 표정을 지으며 하품하거나, 기지개를 야무지게 켜거나, 안 아프고 무럭무럭 잘 자라는 것은 정말 최고의 칭찬거리일 것이다. 물론 나는 아기고양이가 아니니까 정말 기지개 켜는 것과 하품하는 것으로 칭찬할 정도로 양심이 없지는 않다. 


 현재, 문화백수이므로(이왕 백수인 거 좀 폼나게 붙여봤는데 거짓은 아니다. 영화 보기, 공연보기를 주로 무료 티켓으로 하고 있고, 서평단 활동과 도서관 도서 대여로 책을 읽고 서평을 쓰고 있다. ott 구독으로 시리즈와 예능을 열심히 보고 가끔 리뷰도 남긴다)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5개월째 프리하게 지내고 있는 지난날을 돌아보니 의외로 상당히 루틴 하게 잘 지내고 있다. 


 낮밤이 바뀐 적도 없고, 일상 리듬이 깨져서 힘들어한 적도 없다. 자꾸만 뭔가를 배우려고 수강 등록하던 버릇도 고쳤다.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일을 벌여놓고 뒷수습하느라 쩔쩔매는 편이라 아예 싹을 잘랐다고 할까. 그렇게 그 어디에도 매인 생활을 하지 않으면서 일상의 리듬을 지켜낸 게 지금 생각나다니! 역시 칭찬 시작하기를 잘했다. 프롤로그의 칭찬, 5개월째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쉬며 지냈지만 일상 루틴 잘 지켜낸 것 칭찬한다! 



앞으로도 그렇게 쭉, 나를 칭찬하면서 하나도 어색해하지 않아 하며 단단한 하루를 만들어 나가고 싶은 마음으로 브런치 북을 열었다. 시시콜콜한 일상의 칭찬 일기에 혹시 뭐, 이딴 걸로 칭찬을 하고 있어? 하는 마음이 든다면 이딴 것도 칭찬이 된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다. 당연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대부분의 것들이 칭찬해 마땅한 일이고, 고마워 마땅한 일들이다. 


하루에 하나씩 연재하려고 했다가 연재 스트레스에 시달릴까 두렵기도 하고, 너무 시시콜콜한 칭찬을 매일 연재라고 올릴 정도로 아직 뻔뻔하지 못해서 토, 일 2회에 걸쳐 1주일의 칭찬 일기를 모아 올리려고 한다. 전에 주 1회 연재도 엄청 스트레스받았는데 주 2회에 도전하다니 대책 없긴 한데 뭐 간단하게 올리는 것이고 주로 내 칭찬이니까; 괜찮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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