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 30분
이제는 이사 온 집에 제법 적응이 되어간다. 짧게는 30분, 길게는 40분가량 출퇴근 시간이 늘어났지만 애매한 간격으로 도착하는 버스를 기다리는 대신 나는 걷는 것을 선택했다. 이마저도 한 여름에는 쉽지 않은 일이겠으나 어제오늘 비가 온 뒤로 제법 가을문턱을 넘을 준비를 하는 계절이 가까이 있음을 느낀다.
샤워를 하고 30분간 명상과 감사일기를 쓴다. 새로운 하루를 건강한 모습으로 맞이할 수 있음은 행운이다. 거실에서 자고 있는 두 아이와 아내의 평온한 모습을 보는 것 또한 이루 말할 수 없는 행복이다.
출근 준비를 하는 소리에 잠을 깬 아내는, 오늘 첫째의 개학식이 내심 흐뭇한 것 같다. 아이들의 방학은 아내의 개학이었기에 한동안 자유롭지 못했을 것임을 안다. 아내와 한동안 서로 장난치다 묶어둔 쓰레기봉지를 들고 1층으로 향한다. 아파트의 음식물 쓰레기 처리방식이 아직 까지는 번거롭고 까다로워 근래 쉽게 접하는 '음쓰처리기'의 구입을 고민 중에 있다. 삶의 풍요로움과 안락함이 경제적 자유와 무관치 않음을 느끼는 요즘이다.
몇 번의 신호등을 건너 15분 만에 지하철역에 도착했다. 걸을만한 날씨에 또 감사한 마음이 든다. 내가 처해있는 상황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는 오로지 나의 선택이다. 가능한 새벽 시간과 오전에 내면을 어지럽히는 생각과 행동을 지양하는 나의 습관 덕에 고요함을 유지하는 이 시간대가 참으로 좋다.
지하철에 오르며 다시 생각한다.
나의 오늘은 어떠할까. 나의 생각이 나를 만들고 그것이 삶이 될 텐데, 나는 앞으로 어떤 인생을 살게 될까. 그리고 그 긴 여정에 오늘은 어떤 의미일까
반복되는 일상이 주는 감사함에서 그 해답을 찾게 될 것임을 믿고 있기에 난 그렇게, 출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