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 한 분이 다음 주를 끝으로 이곳을 떠난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쉽지 않았을 결정의 큰 배경은 업무의 과중함과 조직의 문화가 아닌 팀의 분위기였고 그는 연신 담배를 물었다. 업적에 대한 애착이 스스로를 동기부여하는 요인이었는데, 이러한 분위기에서는 그조차도 쉬이 되지 않았다고 했고 다잡으려는 많은 시도들도 무용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월요일이 돌아옴이 크나큰 심리적 압박으로 이어졌고 이곳에서 오랜 시간 커리어를 이어나가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해했다. 나 역시도 십여 년 가까운 시간을 보낸 첫 직장을 그만둘 때 비슷한 감정이 들었기에, 순간 그때의 감정들이 뭉개 뭉개 피어올랐다. 일말의 후회도 없었다고 말할 수 없지만, 결과적으로 지금의 삶에 감사하고 있기에 난 속으로 그를 응원했다.
어떻게든 버텨보려 노력했을 그의 분투에 어느 정도의 시간을 들였는지 묻고 싶지 않았고, 스스로를 갉아먹는 인내에 가치를 부여할 마음도 차오르지 않았다.
그래도 연락해 주실 거죠,라고 묻는 그의 어색한 미소에 얼마나 많이 연락하는지 두고 보자, 며 인연의 끈을 느슨하게 가져가본다. 맞이하고 떠나보내고 또 이것을 반복하는 우리의 직장생활에 아랑곳하지 않고 늦더위 끝자락에 초가을 밤바람이 불어온다.
긴소매의 옷을 찾기 시작할 무렵, 나는 다시 한번 아쉬운 이별을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