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멈춰 서기

by Davca

계절의 변화를 온몸으로 느껴보기 위해 잠시 멈춰 섰다. 올해도 유독 짧게만 느껴질 이 가을을 조금이라도 더 담아보고자 사진을 찍으며 가을의 공기를 들이마신다. 어제도 그제도 지난주에도 걷던 이 길의 정취는 요즈음 더욱 무르익는다. 곧 한가위라는 생각에 변함없이 떠오른 클리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숨 쉴 틈 없이 달려온 지난 9개월, 회고할 겨를도 없이 매 순간 새로움을 맞았고 또 떠나보냈다. 조금씩 나아질 것이라는 믿음이 무안할 만큼 퇴보하기도 했고 주저앉기도 했다. 친절하지 못했던 우리의 시간은 누군가의 마음에 아픈 기억이 되었고 어떤 이에게는 뼈아픈 교훈으로 남았을 것임을 알고 있다. 그러면서도 변하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인가. 샘 알트만이 얘기했던 것처럼, 어떤 일을 해내지 못한 이유에는 두 가지만 존재한다 했는데 우리는 능력이 없었던 것인가 아니면 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던 것인가


온전한 조직이 지향하는 바를 100으로 본다면 상위 성과자에 해당될 20과 다수의 80의 구성을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80에 해당된 이들 모두를 20처럼 만들기 위한 공격적인 시도는 위험하기 그지없다. 지향점을 공유하고 피드포워드와 피드백을 원활히 나누며 자발적으로 성장을 도모하는 환경 대신 20이 되지 못하는 이들을 배타적인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우리는 다음 달에도 내년에도 지금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상황을 마주하고 있을 것이다.

각자의 자리에서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이들이 눈치 보지 않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에 인색하지 말아야 한다. 배타적인 시선과 그간의 고집을 내려놓고 잠시 멈춰 서서 우리를 되돌아봐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