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혼자 고요하게 글을 쓰고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한다.
그것은 나를 채우고 또 비워내는 수련의 과정이기도 하며 내가 존재하는 이 세상을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의도적으로 드러내기도 하며 절제하기도 한다. 그것은 쓰는 순간의 감정과 주위의 공기에 달려있으며 오늘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지 섣불리 예상하는 것은 쉽지 않다. 미묘하게 달라지는 해석을 놓칠세라 분주하게 기록하는 것은 그 순간 내가 미세한 신경마저 깨워둔 채 살아있었음에 대한 반증이다. 나는 나의 방식대로 관찰하고 해석하며 때로는 없던 것이 샘솟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를 치유했다.
글을 쓰며 정화되는 나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게 된 것은, 어쩌면 계속해서 글을 쓰고 있는 유일한 이유였는지도 모른다. 인정을 받고자 했던 초기의 욕심에서 멀어지고 쓰는 순간 나를 에워싸고 있는 공기와 하나가 되어 무슨 얘기를 써나가는지 가늠하지도 못한 채 글자가 움직이는 것을 그저 놀라운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 내 하루의 시작을 여는 의식이었다. 나만이 이해할 수 있는 글을 쓰기도, 누군가에게 보이길 바라는 글을 쓰기도 하며 무엇이 더 의미 있는 글쓰기인가를 고민했다. 그리고 나를 살리는 글이 된다면 언젠가 그것이 또 다른 누군가를 살리지도 모르는 것 아닌가 하는 희망을 갖게 하였다. 나는 이것이 나의 소명이 되어가기를 소망한다. 이것이 내가 세상에서 할 수 있는 가장 값진 행위이자 노동이 되길 소망한다. 슬픔과 고통과 아픔과 사랑과 행복과 감사의 마음을 나만의 시각과 해석으로 새로운 창조를 이어가는 이 작업을 오래도록 멈추지 않고 해 나가길 바란다. 이미 그런 줄로 믿고 계속하여 나의 길을 가길 바란다.
그렇기에 내가 새벽에 알람 없이도 저절로 눈을 뜨게 되는 것에는 명징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 여기는 것이다. 새벽 4시가 조금 넘어 이뤄지는 자발적 기상은 필연임과 동시에 그 시간 내가 반드시 해내야 하는 의식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것은 열망보다 우위에 있고 순수하며 당위적인 것이다. 그렇기에 무서운 새벽의 공기를 떠안고 또 가르며 내가 나아가고자 하는 그 방향으로 쉬지 않고 나아가게 되는 것이다. 내가 글을 쓰고 있는 것인지 글이 나를 인도하고 있는 것인지 분과 초에 머무르며 어우러지는 순간 또한 경험해 본 이들이 아니면 알 수 없는 희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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