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캐스트 출연 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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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전 쯤에 친구가 진행하는 팝케스트에 잠시 출현해서 한 말이 있다. 조금이라도 덜 불안했으면 좋겠다는 말이 그것이다. 잉여처럼 지낼때마다 내가 싸우는 감정은 게으름이 아니라 불안함이다. 불안은 가장 이기기 힘든 감정이다. "이거 해서 뭐하나" 싶은 감정이 몰려올 때가 제일 골치 아프다. 그게 나를 무기력하게 만든다. 지금 하는 게 의미가 있을까 싶어서 헛고생 하는 건 아닐까 싶어서 무기력을 경험하게 한다.
요즘 인생 길이 넓은데 뭘 불안하냐 묻는 사람들도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 요즘 인생은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으라는 느낌이다. 길은 넓긴한데, 오히려 막막한 느낌이다. 길 잘찾은 사람들은 너무 멋지게 사는데, 혼자 길 못찾는 것 같으면 박탈감에 시달리는 분위기다. 무언가 길만 보이면 뭐 하나라도 파면 될 듯한데, 괜찮은 길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재정적 여유가 있어야 하는 것들이 많다. 혹 안 될 수도 있으니까. 또 다른 불안은 내가 지금까지 해둔 게 아쉬운데 바닥으로 떨어지면 어쩌나 싶은 마음에 생기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불안을 유발하는 것은 내가 아니라, 사회일 때가 많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 마냥 답은 찾기 어렵고, 잘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붙잡은 것도 신기루일때가 있다. 깊이 고민해보면 이렇게 불안한게, 적당한 직업을 얻지 못하면 나락으로 고꾸라질까봐 무서운 것이다. 이 불안이 어디 내 탓인가 싶지만, 결국에는 내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다. 그래서 불안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부터 내뱉고 본 것이다. 그날한 말은 내 인생하나 못챙기기에 한 하소연이었다.
불안을 이길 방법은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다. 불안은 혼자서는 이기기는 힘들다. 고만고만한 사람끼리나마 서로 위로해줘야 버틸 수 있다. 인생 혼자 사는 거라지만, 어디 가서 하소연이라도 해야지 버틸 수 있다. 또 한 가지는, 내가 생각지도 못한 답을 상대가 갖고 있는 경우도 여럿 되는 것 같다. 불안을 혼자 이기려고 하다가 우울증에 걸리는 이들을 많이 봤다. 불안한 사회지만, 함께 이겨내고, 바꿔낼 힘도 함께 할 때 생긴다.
갑자기 생각난 뻘글이다. 왜냐면 지금도 무서운 일이 많으니까. 시험부터 시작해 준비하고 있는 것들에 대한 두려움이 지금 나를 감싸고 있다. 잘해가고 있다는 말을 들어서 버티고는 있는데, 지금도 생각이 많다. 하나씩 해결되고 있는 것 같은데, 또 다음이 걱정되고는 한다. 역시나 쫄보는 어쩔 수 없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