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포리스트 Nov 26. 2017

나는 마지막 부채세대

채무자가 된 억울함에 개 뻘소리

나는 마지막 청년부채세대다. 대략적으로 대학제도와 내 나이를 고려했을 때 그런 계산이 나온다. <우리는 왜 공부할수록 가난해지는가>를 참고해보면 이렇다. 대략 01학번부터 09학번까지는 정말 심각한 수준의 부채 세대다.10학번부터 13학번정도까지는 국가장학금 도입 초기라서 약간 나은 수준이다. 그 이후부터는 상황이 어느 정도 호전된 세대다. 그러니 대략 14학번부터는 그래도 괜찮다.

무식하게 비싼 학비의 힘으로 나를 비롯한 청년들은 채무자가 됐다. 나만해도 학자금 대출 이자로 여태껏 300만원은 지급했다. 이돈으로 유럽을 갔으면 행복했겠다. 약간만 늦게 태어났으면 심각한 채무자는 안 됐겠지만, 그건 어쩔 수 없으니. 헬조선 불지옥반도에서 시기 잘못타고 태어나서 남들 다 가는 대학 간 죄로 인해서 채무자가 되는 벌을 받았을 뿐이다.

사실 채무는 더 늘어날 것이다. 대학 나오고 끝이 아니다. 우리 세대까지는 삶에서 있는 발생하는 비용을 부채를 갚아가기 위해서 사용해야 한다. 교육, 주거, 결혼, 육아 등의 비용을 대출이나 부채로 마련해야 한다. 학비갚는 데 10여년 걸리고, 이제 살아가면서 생기는 모든 비용을 다 빚으로 마련해야 한다.  

그나마 학비라도 빚이 없는 세대는 희망이 있다(대략 14학번부터)공부해야 할 시기에 알바 조금 덜하고, 공부에 집중할 수 있다. 또한 견문을 넓힐 기회도 늘었기 때문이다. 세대가 뒤로 갈수록 더 미래가 밝다. 그래도 다행이다.

문제는 학비로 빚이 있는 세대다. 그간 열심히 공부를 하면서 점점 더 가난해지는 특이한 삶을 경험한 세대다. 결론은 내 코가 석자다. 우리세대는 현물과 일자리도 도와줘서 삶을 보장해주는 게 답이다. 다른 방법이 없다.

이런 이상한 시기에 살면서 제발 됐으면 하는 게 선택지가 넓어지는 것이다. 20대 초반에 대학 외에도, 할 일이 많았으면 한다. 굳이 대학안가도 재밌게 살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시대가 왔으면 한다. 대학에 가지 않아도 좋은 직장을 얻었으면 한다. 그런 시대도 오리라 믿는다.

안 될 것 같다말하는 사람들은 늘 있었다. 세상은 갑자기 좋아지지 않지만, 천천히나마 좋아지라 믿는다. 내가 대학다닐 때 등록금 절반가량 내주었으면 한다고 했을 때, 그런 시대는 안 온다고 했었다. 재작년까지 사병월급 40만원 이상 인상되어야 한다고 했을 때도,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했다. 세상은 천천히나마 바뀐다.

# 채무자가 된 억울함에 개 뻘소리

매거진의 이전글 무기력 했던 시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