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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저너리 Oct 06. 2019

[에세이 69] 죽음,우주 그리고 삶

[허승의 크루에세이 07] 내일 죽는다면 오늘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내일 내가 죽는다면 오늘 당장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


가을이 오고, 10월의 주제를 봤을 때 내심 놀랐었다. 

바로 키워드가 '죽음'이었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센치한 계절인데, 죽음이라는 키워드라니, 사색과 고뇌를 하지않으면 안 될 조합이다. 


죽음이라는 키워드로 뽑은 질문 중에서 "내일 내가 죽는다면, 오늘 당장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라는 질문이 눈에 들어왔다.  

그 질문을 보자마자 아래의 생각이 들었다. 


내가 죽음을 앞두고 망설임 없이 떠올리고 싶은 감정은 무엇일까? 


그건 바로, 살아있다는걸 충만하게 느끼는 일일 것이다. 


미지의 세상에서 신비로움을 경험하고, 그 순간에 빠져보는 것.  

이런 경험은 나에게 무언가 살아있다는 감정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보는데, 

나에게 그것에 걸맞는 일은 '우주여행'이라고 생각한다.
 


한번 그 날의 시나리오를 그려보자면, 

1.소중한 사람들과 마지막 인사를 하고 우주선에 올라탄다. 

2.로켓이 지구를 벗어난 순간 푸른 지구를 한번 보고, 그 반대편으로 눈을 돌려 광활한 우주를 보고 미소를 짓는다. 

3.여러가지 생각이 스쳐가며, 즐겁게 광활한 우주를 탐험하는 상상을 해본다. 

4.그리고 날이 바뀌고 죽음을 맞이한다.

(번외 : 여행을 마치고, 시신은 소중한 나의 가족이 수습한다.)
 

시나리오대로 생각해봤는데, 이것보다 더 충만한 감정을 느낄 일이 있을까 싶다. 


그렇다면 왜 우주여행이었을까? 


우주는 인간과 비슷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지만 더욱 광활한 개념이기에, 

나는 그 광활함에 탐험욕을 느꼈다. 


어릴 때부터 나는 새로운 것에 관심이 많았다. 

새로운 것은 한번씩 기웃기웃 거려보고, 궁금한 건 다 물어보곤 했다. 


그리고 그 궁금증을 해결하면, 또 새로운 걸 찾아보곤 했다. 

아마 그런 호기심이 나를 매일 새롭게 변하는 IT업계로 이끌어준 것 같고,  

일을 할 때마다 배울게 넘쳐 호기심이 사그라들 틈이 없는 지금의 직무로 이끌어준 것 같다.


여튼, 그래서 항상 새로운 세계에 관심이 많았는데, 언제부터인가 우주에 정말 관심이 많아졌다. 


학창시절에는, 지구과학이나 물리에 크게 관심도 없고 재능도 없었는데, 아마 어릴 때는 눈 앞에 있는 공부만 하다보니 그것만 하기 바빴지만, 커가면서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고 시야가 확장되면서 엄청나게 큰 세상인 우주라는 것에 빠졌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우주에 빠진 때부터 우주에 관한 영화가 극장에 개봉하면 빠짐없이 보러가고, 우주에 관한 영상도 유튜브에서 많이 찾아본다. 

(어쩌면 우주여행을 가보자는 비저너리에 조인한 것도 운명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렇게 우주를 알면 알수록, 존재에 대한 성찰을 해보게 되더라. 

우주를 통해 인간이라는 존재를 돌이켜 보게 되는데, 나에겐 그것들이 무척 흥미로운 생각이었다. 


1.우주는 끝없이 팽창하고 있지만, 인간이 죽음으로서 생을 마감하는 것처럼 우주의 죽음 또한 존재한다. 

(참고 : https://news.v.daum.net/v/20190713060030748

그렇기 때문에 우주는 유한하다. 이렇게 생각하면 인간이 유한한 삶을 가진 건 당연해보인다.


2.인간은 우주의 일부분으로 구성되어있다.
인체를 구성하는 분자의 70퍼센트가 수소와 산소가 결합된 물 분자이다. 

수소는 우주 초기에 있었던 빅뱅을 통해 나왔고, 산소는 별이 폭발할 때 초신성에서 나왔다. 

우리 몸에는 빅뱅도 있고, 별의 초신성도 있는 것이다. 

그러니 인간은 138억 년 우주의 역사를 체현하고 있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3.우주에 관한 가정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바뀌어 간다. 아직 우주는 미지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아이에서 성인으로 자라면서 자신이 가진 생각, 가정들을 바꾸어 간다. 

그러면서 개별적인 인간은 한 사람이 알아가기에 복잡한 미지의 존재가 되어간다.


4. 블랙홀도 빠져나갈 구멍이 있다.  

블랙홀은 더는 영원한 감옥이 아니고, 반대편이나 또 다른 우주로 탈출할 수 있다. 

인간이 빠진 모든 고난과 역경도 분명히 탈출구가 있다.


5.우주는 결국 쪼개고 보면 자연스러운 떨림과 울림만이 남는다.

이런 사고로 지구의 인간이 만든 대립, 이념 등을 바라보면 얼마나 그것들이 어리석은지 느껴진다.

그런 어리석은 행동 대신, 나에게 자연스러운 떨림과 울림이 무엇일지 생각해보게 된다.




처음에 우주에 대해 생각했을 땐, 인간은 우주 속 작은 먼지일 뿐이라는 허무적인 생각을 하곤 했다.

그러나 생각을 해볼 수록 우주에 대한 경외심이 생기고, 그런 우주 속에 있는 인간과 그 경외로운 세계를 계속 알아가려 하는 인간에게도 경외심이 생겼다.

그리고, 나라는 인간도 그 넓은 세상을 알아가고 싶다는 도전의식이 계속 생겨나게 되었다.


아직 그 넓은 세상인 우주까지 가지 않더라도, 이 현실은 나에게 살아가는데 아주 넓기 때문에 도전의식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것 같다.


그러다 훗날 우주를 탐험하러 가는 그 순간이 온다면, 설령 죽음이 눈 앞에 와 있더라도 나에게는 가장 살아있음을 느끼는 순간이지 않을까 싶다. 도전의식의 끝판왕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런 순간이 오기전까지 최대한 도전의식을 가지고 살아야겠다.

살아있음을 충만한 그 순간을 극적으로 맞이하려면 말이다.


글을 쓰고나니 무언가 아이러니함을 느꼈다.

죽음에 관한 생각 → 우주여행 → 삶.


결국 죽음을 생각하다보니 열심히 살아보자라는 결론을 냈으니 말이다.


LIFE,SPACE,DEATH라는 책도 있었다..�


마지막으로 아주 많은 영감을 주는 칼세이건의 영상을 하나 소개하고 글을 마치도록 하겠다.


https://www.youtube.com/watch?v=3pi8ibCdxTA



비저너리의 크루 에세이 시즌 2부터는 비저너리 달력 뒤에 있는 그 달의 질문 중 하나를 골라한 주에 한 번, 월요일 아침, 크루들의 진솔한 답변으로 채워 나갑니다. :)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들도 바쁜 일상 속 생각에 잠기실 수 있도록 최근 한 달(4개)의 질문들을 공유합니다. 그리고 이번 한 주는 다음 질문 중 하나를 깊이 생각해보면서 어딘가에 답해 보는 시간을 갖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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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저너리는 일론 머스크를 만나 인터뷰하러 가겠다고, 다 같이 우주여행을 가자며 출발한 비영리 소모임(이자 우주 먼지들의 모임)입니다. 우리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풀어놓아 청춘들을 응원하자는 마음에서 사이드 프로젝트로 브런치와 팟캐스트로 소통하고 있습니다 :) 이런 청춘들에게 커피 값 한 잔 후원해 주시고 싶다면? 사양하지 않겠습니다~ (찡긋) 늘 감사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 신한은행 373-04-247722 (오윤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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